보내는 기사
독일에선 "초대장 오면 예약 후 접종…교통비는 정부 부담"
이미 가입된 회원입니다.
만 14세 이상만 회원으로 가입하실 수 있습니다.
"한국 방역당국이 접종대상과 정보를 쉽게 알려 혼선을 겪지 않고, 이스라엘의 백신 독려 캠페인을 참조하면 좋겠습니다."
이르면 26일 국내에서 아스트라제네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시작된다. 코로나19 종식을 앞당길 희소식이지만 여전히 불신과 우려도 크다. 한국보다 두 달 앞서 접종을 시작한 독일은 이미 인구 8,300만명 중 207만명(2.5%)이 백신을 맞았다. 화이자ㆍ바이오엔테크와 모더나 백신에 이어 조만간 아스트라제네카 접종도 예정돼 세 종류의 코로나 백신을 상용화한 ‘트리플 백신’ 시대를 눈앞에 두고 있다.
물론 독일의 백신 접종 상황이 장밋빛은 아니다. 초기엔 백신을 맞아야 하느냐는 여론이 적지 않았다. 한 달이 지난 지금은 유럽에 만연한 물량 부족으로 고민이 깊다. 2000년부터 독일에 거주하며 서남부 라인란트팔츠주(州) 키르히하임보란덴에 위치한 베스트팔츠 크리닉쿰(병원)에 근무중인 산부인과 전문의 박은정(47) 박사는 8일 한국일보와의 전화인터뷰에서 “충분한 물량 확보와 국민들에 정확한 정보 전달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_독일 현지 코로나19 상황이 어떤가.
“일일 확진자가 1만명 수준으로 적진 않지만 지난달 2만명에 육박했던 것을 감안하면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1월18일 처음 변이 바이러스가 발견된 후 16개주에서 변이 감염자가 나왔다. 전체 확진자의 6%를 차지한다.”
_누가, 어떤 백신을 맞고 있나.
“16개주 400곳의 접종센터에서 화이자, 모더나 두 종류의 백신 접종이 진행 중이다. 1순위 대상자는 80세 이상 고령자 및 요양원 거주자와 직원, 접종센터, 장기이식센터나 감염병 전담 의료진 등이다. 지난해 12월27일 처음 접종을 시작해 이달 6일까지 인구의 2.5%가 맞은 상태다. 특히 80세 이상은 80%가 접종했다는 게 정부 설명이다. 아스트라제네카 역시 지난 주말 독일에 도착했다. 조만간 접종이 이뤄질 전망인데, 정부는 65세 미만에만 이 백신을 권고했다.”
_구체적인 백신 접종 절차가 어떻게 되나.
“보건부가 80세 이상 접종 대상자에게 일종의 ‘초대장’을 보낸다. 여기에 적힌 코드번호를 이용해 온라인이나 전화로 접종 예약을 한 뒤 지정일에 방문하면 된다. 접종 후 부작용을 지켜보기 위해 20, 30분 가량 센터에 머무르게 된다. 이때 이용하는 왕복 택시요금은 정부에서 부담한다.”
_백신 접종이 원활하게 이뤄지나.
“처음엔 백신을 맞아야 하는지 의문을 제기하는 사람도 많았다. 근거 없이 백신 효과를 불신하거나, 본인이 건강하고 주변에 확진자가 없어 접종 필요성을 못 느낀 것이다. 개인주의 분위기도 한몫 한 것 같다. 그러나 지금은 접종을 긍정적으로 보는 분위기가 강하다. 집단면역 형성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고 백신을 맞은 사람이 주위에 접종을 독려하는데다, 부작용도 거의 나오지 않았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독일에서 사망이나 중증 사례는 나타나지 않았다. 2차 접종 후 팔이 욱신거린다거나 근육통이 생기는 경증이 전부다.”
_접종 과정에서 나타난 가장 큰 문제는 뭔가.
“물량 부족이다. 일례로 인근 종합병원의 경우 당초 3,700명의 직원ㆍ의료진이 접종을 신청했지만 처음에는 맞을 수 있던 사람이 270명에 그쳤다. 의료진이 접종을 신청한다고 바로 맞을 수 있는것도 아니다. 고령자에게 우선권이 있기 때문이다. 각 접종센터에서 당일 예정된 80세 이상에게 우선 접종을 하고, 남는 백신이 있다면 그제서야 사전에 신청한 의료진에게 순차적으로 연락하는 시스템이다.”
_고령자 접종은 원활히 진행되나.
“아니다. 정부가 접종센터에 백신이 원활하게 공급될 것으로 보고 이들에게 초대장을 보냈지만 막상 약이 오지 않아 접종을 못한 사례도 종종 들린다. 지인의 경우 시아버지가 80세 이상이고 접종이 예정됐는데 백신이 없어 매일 접종센터에 전화 해 물량을 확인했다고 한다.”
_한국이 참고할만한 제언을 해달라.
“발 빠른 물량 확보뿐 아니라 정부가 접종 관련 정보와 주의사항을 이해하기 쉽게, 그리고 적극적으로 제공하는 것도 중요한 것 같다. 독일의 경우 한국 질병관리청격인 로베르트코흐연구소(RKI)가 코로나19와 백신 정보 등을 날마다 업데이트한다. 그러나 일일이 찾아봐야 하는데다 잘 눈에 띄지도 않는다. 너무 세세해서 다 읽기를 포기하게 만들기도 한다. 결국 필요 정보를 제공하거나 접종을 독려하는데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다. 프로파간다(선전)가 아니라 정보와 팩트를 전해야 한다는 얘기다.
_그런 점은 해외 어디를 주목하는 게 좋나.
"이스라엘 사례를 참고하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이스라엘 거주 지인의 이야기에 따르면, 이스라엘이 전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접종할 수 있었던 데는 빠른 물량 확보도 있지만 국가 차원에서 접종 독려 캠페인을 매우 적극적으로 한 점이 영향을 미쳤다고 한다.”
신고 사유를 선택해주세요.
작성하신 글을
삭제하시겠습니까?
로그인 한 후 이용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
구독을 취소하시겠습니까?
해당 컨텐츠를 구독/취소 하실수 없습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