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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경쟁 좋다, 규칙은 함께 정하자” 바이든에 응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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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극단적 경쟁’을 공언했지만 중국은 개의치 않는 표정이다. 오히려 “규칙을 함께 정하자”고 맞받아쳤다. 미국과의 경쟁을 피할 수 없는 만큼, 경기의 룰이 공정하다면 미국에게 밀리지 않는다는 자신감이 깔려있다. 정상 간 통화를 20일째 미루고 있는 미중 양국의 신경전이 가열되고 있다.
중국 환구시보는 9일 “미국과의 경쟁을 두려워하지 않는다”며 “중국은 규칙을 지지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미국은 자국의 이익을 앞세워 끊임없이 규칙을 바꿔왔다”고 지적했다. 전날 바이든 대통령이 CBS 방송 인터뷰에서 “중국과 극단적으로 경쟁할 것”이라며 “다만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방식이 아니라 국제 규칙에 초점을 맞추겠다”고 엄포를 놓은 데 대해 응수한 셈이다.
트럼프 정부 시절 중국은 늘 미국의 ‘변칙 공격’에 시달려야 했다. 고율의 관세를 부과하며 무역전쟁을 시작했고, 총영사관을 폐쇄하며 단교에 준하는 외교 위기를 겪었다. 특히 미국은 ‘디커플링(탈동조화)’를 입버릇처럼 주장하며 중국을 국제사회에서 고립시키는데 주력했다. 이에 중국은 미국의 더 큰 보복을 우려해 선제조치에 상응하는 대처에 그치며 질질 끌려 다녔다. 왕원빈(汪文斌) 중국 외교부 대변인이 바이든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중국은 미국과 충돌하지 않으려 노력하고 있다”며 조심스럽게 운을 뗀 것도 그 때문이다.
반면 바이든 대통령이 ‘규칙’을 내세우자 중국은 내심 환영하는 눈치다. 중국은 2001년 무역규칙의 결정체인 세계무역기구(WTO)에 가입한 이래 20년간 급성장하며 경제규모에서 미국에 맞설 정도로 덩치를 키워온 좋은 기억도 있다. 리하이둥(李海東) 중국 외교학원 교수는 “중국은 건전한 경쟁을 환영한다”며 “미국이 합리적으로 레이스를 펼친다면 중국은 얼마든지 동참할 것”이라고 말했다.
관건은 어떻게 규칙을 정하느냐다. 중국은 미국이 여전히 패권과 이기주의를 우선시한다고 의심하고 있다. 선이(沈逸) 푸단대 교수는 “미국은 이란 핵 협정, 파리기후변화협약, 세계보건기구(WHO)를 일방적으로 무시한 전례가 있다”며 “세계를 위해 타협하기 보다는 경기 규칙을 깰 우려가 여전하다”고 지적했다.
바이든 대통령의 발언이 전임자의 잘못을 바로잡기는커녕 교묘하게 책임을 피하려는 꼼수라는 지적도 나왔다. 트럼프 전 대통령에 비해 한 걸음 뒤로 물러선 듯 보이지만 실상은 별반 다를 바 없다는 것이다. 추인(儲殷) 중국 국제관계학원 교수는 “불을 지른 사람이 불을 꺼야 하는데 바이든은 오히려 중국이 관계 개선의 기회를 잡지 못하면 국익에 큰 손해를 입을 것이라며 압박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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