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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장 없어도 됩니다" 화제의 SNS ‘클럽하우스’ 써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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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성으로 대화하는 사회관계형 서비스(SNS) ‘클럽하우스’의 인기가 뜨겁다. 클럽하우스는 문자 입력 대신 전화하듯 말로 여러 사람과 대화를 나누는 무료 SNS다.
지난해 4월 미국 스탠퍼드대 동창생인 폴 데이비슨과 구글 출신의 로언 세스가 창업한 신생기업(스타트업) 알파익스플로레이션에서 개발했다. 지난해 10월까지 이용자가 1만명을 넘지 못했으나 최근 300만명에 이를 정도로 급증했다.
특히 테슬라의 최고 경영자(CEO) 일론 머스크가 지난 1일 주식거래 중개 앱 로빈후드의 CEO 블라디미르 테네브와 공매도에 대해 뜨거운 설전을 벌이며 큰 관심을 끌었다. 이후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김봉진 우아한형제들 의장, 이승건 토스 대표 등 유명 정치인과 스타트업 대표, 연예인들이 잇따라 합류하며 국내에서도 이용자가 크게 늘었다.
그 바람에 알파익스플로레이션은 지난해 1억 달러(약 1,100억원)였던 기업 가치가 최근 10억 달러(약 1조1,000억원)로 뛰며 기업가치 1조원 이상의 스타트업인 유니콘이 됐다. 사실상 트위터, 페이스북처럼 또하나의 거대 SNS 플랫폼 등장을 예고한 셈이다.
원래 클럽하우스는 초대장을 받아야 가입할 수 있는 폐쇄형 SNS로 잘못 알려지는 바람에 중고장터 앱인 ‘당근마켓’에서 초대장을 사고 파는 황당한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 그러나 초대장이 없어도 가입할 수 있다. 앱에서 가입 신청을 하면 앱이 기존 가입자들에게 가입 추천을 해주라고 메시지를 띄운다. 누군가 여기에 동의하면 초대장이 없어도 바로 가입이 된다. 실제로 이런 방식으로 해보니 5분 만에 가입이 됐다.
이용 방법은 간단하다. 가입할 때 여행, 정치, 음악, 책, 영화, 종교, 스포츠, 경제 등 관심있는 주제를 여러 개 고르면 여기 해당하는 전세계 대화방이 나타난다. 이 중에 하나를 골라 들어가면 라디오처럼 사람들의 의견을 듣거나 말할 수 있다. 필요하면 직접 한글 제목으로 대화방을 만들 수도 있다. 최근 국내 이용자가 급증하며 한글 제목의 대화방이 부쩍 늘었다.
다만 아직까지 클럽하우스는 애플의 ‘아이폰’에서만 이용할 수 있다. 알파익스플로레이션은 아직까지 안드로이드폰 지원 계획을 밝히지 않았다.
클럽하우스의 최대 장점은 간편함이다. 트위터, 페이스북과 달리 자판을 누를 필요 없이 말로 대화하면 된다. 그래서 IT 업계에서는 ‘오디오 트위터’로 통한다.
여기에 음질까지 뛰어나다. ‘카카오톡’이나 ‘라인’ 메신저의 음성통화 기능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음질이 좋아 이동통신 서비스 같다. 그래서 해외 음악가들은 클럽하우스에서 일종의 즉석 공연을 곧잘 한다. 국내에서도 가수 호란이 클럽하우스에 들어와 무반주로 노래를 불렀다.
클럽하우스는 한 대화방에 1,000명 이상 입장할 수 있어서 카카오톡이나 라인, 이동통신 서비스에서 불가능한 다자간 대화가 가능하다. 따라서 토론회나 여러 국가에 흩어져 있는 직원들, 또는 해외에 흩어진 친지들과 회의 및 대화할 때 이들만 참여하는 제한된 방을 만들어 활용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이동통신의 로밍 등 음성통화를 위협할 것으로 보고 있다. 정우진 디지털엑스원 대표는 “회의에 필요한 문서 파일 등을 이메일로 보내놓고 각자 이를 보며 클럽하우스로 회의하기도 한다”며 “마지막 남아있는 이동통신의 음성 서비스마저 빠르게 대체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클럽하우스의 성공 요인을 사람들의 감성을 건드린 ‘휴먼 터치’로 본다. 이기대 스타트업얼라이언스 이사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후 전세계에서 대화 모임 등이 많이 사라졌다”며 “누군가 만나 대화하고 싶은 갈증을 클럽하우스가 비대면 시대에 적합한 방식으로 해결해 준 것”이라고 설명했다. 여기에 ‘줌’ ‘행아웃’ 등 얼굴을 드러내야 하는 다자간 영상통화 시스템과 달리 목소리만 들리기 때문에 사람들이 부담없이 이용할 수 있는 장점도 있다.
아직까지 클럽하우스는 외부의 문서, 이미지, 영상, 오디오 파일이나 다른 앱을 지원하지 않는다. 그래서 발표회나 라디오 방송으로 활용하기에 제한적이라는 의견이다. 최상기 위트러스트커피 대표는 “휴대폰에 저장된 음악 등을 바로 내보낼 수 있으면 라디오 방송 역할까지 할텐데 그렇지 못해 아쉽다”며 “저작권 문제 등으로 지원에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봤다.
클럽하우스는 이용자들 사이에 대화를 녹음할 수 없다. 이를 어기면 이용자 번호(ID)가 영구 정지된다. 다시 듣기도 지원하지 않아 종료된 대화방은 물론이고 열린 대화방에 늦게 참여하면 앞에 대화 내용을 알 수 없다. 한마디로 ‘텔레그램’처럼 대화의 흔적이 남지 않는다.
이는 장점이자 단점일 수 있다. 마약 거래, 성 매매, 국제 테러조직의 범죄 모의 등 텔레그램이 등장했을 때 우려했던 사항이 되풀이될 수 있기 때문이다.
결정적으로 클럽하우스는 운영업체와 이용자가 모두 돈을 벌 수 있는 방법이 아직 없다. 유튜브처럼 광고를 붙여 회사와 이용자가 수익을 나누거나 유료 프리미엄 서비스를 따로 내놓는 등 돈벌이 수단이 있어야 지속될 텐데 아직까지 이런 수익 구조가 없다.
수익 모델의 부재는 이용자들의 피로감만 높여 이탈을 부를 수 있다. 이기대 스타트업얼라이언스 이사는 “대화방 주제에 맞는 광고를 붙이면 되니 돈 벌기 쉬운 구조를 갖췄다”며 “수익 모델이 있어야 오디오 인플루언서들을 확보해 영향력을 키울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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