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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시간의 힘'...영업제한 완화 첫날 밤거리 보니...'아쉬운대로 활기'

입력
2021.02.09 05:30
수정
2021.02.09 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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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점 술집 카페 헬스장 등 이용객 증가 효과
업종별 온도차 노래방 "밤12시까지는 해야 도움..."
유흥업계 종사자 "10개월간 부관참시" 반발

비수도권 지역 영업제한 시간이 10시로 연장된 8일 대구 중구 공평동 일대에서 술자리를 마친 시민들이 길거리에서 작별 인사를 하고 있다. 김재현 기자 k-jeahyun@hankookilbo.com

비수도권 지역 영업제한 시간이 10시로 연장된 8일 대구 중구 공평동 일대에서 술자리를 마친 시민들이 길거리에서 작별 인사를 하고 있다. 김재현 기자 k-jeahyun@hankookilbo.com

비수도권 지역의 다중이용시설 영업제한 시간이 오후 9시에서 10시까지로 1시간 변경된 8일 오후 7시 대구 중구 공평동 한 퓨전요리 전문점. 저녁 이른 시간임에도 일행 4명이 모여 앉은 한 테이블 위에는 소주와 맥주 빈 병이 10개 남짓 쌓여 있었다. "일찍부터 술자리를 시작했다"는 이들은 7시 30분쯤 되자 "2차 가자"며 서둘러 자리를 떠났다. 인근 한 가게에는 '오후 3시부터 낮술이 가능하다'는 안내문이 유리 외벽에 큼지막하게 붙어 있었다. 영업 종료 시간인 오후 10시가 가까워지자 음식점과 술집, 카페마다 손님들이 서로 작별 인사를 나눈 후 버스정류장과 도시철도역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대구 수성구 한 구이집 업주는 "영업제한시간이 오후 9시라면 불가능한 손님 3팀이 오후 8시 넘어 들어왔다"며 "요즘처럼 어려운 시기에 영업시간이 한 시간 늘어나면서 힘이 솟는다"고 말했다.

8일 밤 경북 경산시 사정동 한 무한리필 샤브샤브가게에 손님들이 식사를 하고 있다. 김민규 기자 whitekmg@hankookilbo.com

8일 밤 경북 경산시 사정동 한 무한리필 샤브샤브가게에 손님들이 식사를 하고 있다. 김민규 기자 whitekmg@hankookilbo.com

비수도권 지역의 다중이용시설 영업제한시간이 오후 10시로 변경되면서 대구경북에서는 대부분 업종에서 아쉬운대로 활기를 되찾고 있다.

이날 오후 9시 경북 경산시 사정동 한 무한리필 샤브샤브가게에는 6개 테이블에서 손님들이 식사를 하고 있었다. 이 중에는 오후 8시가 넘어 들어온 손님도 3팀에 11명이나 됐다. 1인당 1만8,900원인 가격을 감안하면 20여만원의 매출이 늘어난 셈이다. 이 가게 업주는 "기존에는 오후 8시30분까지만 주방을 운영할 수밖에 없어 늦은 저녁을 먹는 손님들이 아예 찾지 않았다"며 "저녁식사를 주로 파는 가게 입장에서는 많은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대구 수성구의 한 헬스장에도 퇴근 후 근육운동과 러닝머신을 이용하는 이용객들이 오후 9시에도 입장하면서 '1시간'의 변화를 실감케 했다.


비수도권 지역 영업제한 시간이 10시까지로 연장된 8일 밤 대구 중구 동성로 일대 거리가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김재현 기자 k-jeahyun@hankookilbo.com

비수도권 지역 영업제한 시간이 10시까지로 연장된 8일 밤 대구 중구 동성로 일대 거리가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김재현 기자 k-jeahyun@hankookilbo.com

하지만 이들 업종과는 달리 술자리를 마친 후 2차로 주로 가는 노래연습장은 큰 변화를 찾아볼 수 없었다. 기본 1시간인 이용시간을 감안하면 최소 오후 8시30분에는 입장해야 하지만, 노래방을 찾기에는 시간이 이르다는 것이다.

임형우 대구노래연습장업협회 회장은 "손님들이 30분만 노래하고 귀가하는 경우는 없는데다 평소 노래방은 밤 10시 넘어 찾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이번 조치 효과를 크게 보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밤 12시 정도까지 영업시간을 연장해주면 좋겠지만 그렇지 않은 현실에 속만 끓이고 있다는 것이다.

대리운전업계도 귀가 콜이 오후 9시에서 10시 주변으로 몰리는 것을 제외하고는 큰 변화가 없는 분위기다. 대부분 오후 10시 취객이 마지막 손님인 대리운전기사에게는 영업 후 대중교통을 이용해 귀가하는 것이 최선일뿐, 새벽까지 도심을 누벼봐도 심야 손님은 드물기 때문이다. 대구의 한 대리운전기사는 "다중이용시설이 최소한 밤 12시까지는 영업해야 대리운전도 활기를 되찾을 수 있다"며 "한 시간 연장은 크게 의미가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한국유흥음식업중앙회 대구지회 회원들이 8일 오후 대구 수성구 국민의힘 대구시당 앞에서 당국을 향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방역 대책에 따른 영업금지 조치를 풀어줄 것을 촉구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유흥음식업중앙회 대구지회 회원들이 8일 오후 대구 수성구 국민의힘 대구시당 앞에서 당국을 향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방역 대책에 따른 영업금지 조치를 풀어줄 것을 촉구하고 있다. 연합뉴스

'1시간 연장' 조치는 집합금지 업종인 유흥업계 불만을 누그러뜨리기에 역부족이었다. 한국유흥음식업중앙회 대구지부는 8일 오후 대구 수성구 범어동 국민의힘 대구시당 앞에서 집회를 열고 영업금지 조치로 인한 피해 보상과 생계 대책 등을 요구했다.

이들은 결의문을 통해 "코로나19 확산 이후 정부와 방역당국은 노래방과 카페 영업을 허용한 반면 유흥업소를 차별하고 있다"며 "대구에서 코로나19가 확산할 때 자진 휴업을 하며 방역에 앞장섰지만 정부는 10개월간 유흥업 자영업자들을 부관참시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유흥업 종사자들도 영세상인이고 대한민국 국민"이라며 "최소한 타 업종과 형평성에 맞게 방역 지침을 조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시민들은 영업시간제한 완화 조치에 대체로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칠곡에 사는 정기현(43)씨는 "퇴근 후 집에 오면 7시가 넘는데 외식이라도 하려면 시간이 빠듯했다"며 "확산세가 좀 더 가라앉으면 영업시간제한을 과감하게 풀면 좋겠다"고 말했다.

권영진 대구시장은 "올 하반기는 돼야 백신접종을 통한 집단면역이 형성될 것"이라며 "그때까지 5인이상 집합금지는 유지하고 위험 시설군에 대한 선제적인 검체검사 등 방역을 철저히 하되, 다중이용시설에 대한 영업제한시간을 밤 12시까지로 연장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대구= 김재현 기자
경산= 김민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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