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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희 후보자 의혹 청문회서 철저히 검증해야

입력
2021.02.09 04:30
27면
황희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가 지난달 21일 서울 시내에 위치한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출근하고 있다. 뉴스1

황희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가 지난달 21일 서울 시내에 위치한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출근하고 있다. 뉴스1

황희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의 9일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상식으로 납득하기 어려운 의혹들이 줄줄이 제기되고 있다. 3인 가족 월 지출이 60만원이라는 어이없는 신고에서부터 국회 본회의 불출석 사유 허위 작성, 정치자금법 위반 의심 사례 등 종류도 가지가지다.

황 후보자는 2019년 생활비로 약 720만원을 썼다는데 이는 3인 가구 월평균 지출이 290만원인 현실과 너무도 동떨어진 것이다. 자녀 고교 학비로 4,200만원을 쓰면서 미장원도 가지 않고 명절에 고기가 들어와 식비도 크게 들지 않는 생활을 했다니 누가 믿겠나. 20대 국회에서 여러 차례 본회의에 불참하면서 이유로 '병가'를 적어냈지만 이중 일부는 가족 여행이나 출장으로 드러났다. 사적으로 출입국하면서 관용 여권을 사용한 것도 문제다. 2019년 말 출판기념회로 7,000만원 정도 수익이 나자 이를 전세 대출금 갚는데 쓴 것은 법 위반은 아니지만 이런 행사가 통상 후원금 모집을 위한 공적 활동임을 감안하면 사용이 합당했는지 의문이다.

한국수자원공사의 수익 사업 허가 법안을 발의한 뒤 이 법이 통과되자 공사 간부에게서 1,000만원의 후원금을 받았다거나, 신원 보고가 의무인 연간 300만원 초과 기부자를 부실 기재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이 모든 일이 "비서의 실수"라니 석연치 않다.

황 후보자는 문체부 관련 전문성이 없다는 비판도 받고 있다. 도시공학 박사인 데다 국회의원이 된 뒤 국토교통위, 국방위에서 활동했다. 지난해에는 추미애 전 법무장관 아들 특혜 휴가를 주장한 이를 향해 "철부지의 불장난" "단독범이라 볼 수 없다"는 주장을 했다가 청문회를 앞두고 "과한 표현"이라고 사실상 사과까지 했다.

이번 개각으로 등용된 장관 다수가 이른바 '친문'으로 불리는 열성 정권 지지 의원이다. 황 후보자가 청문회에서 제기된 의혹들에 충분히 납득할 설명을 하지 않는다면 전문성, 도덕성이 부족하더라도 정권 지키기에만 열심이면 장관이 될 수 있다는 비난에서 자유로울 수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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