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압박하는 美, 반박하는 中… 바이든號 출범 뒤 사사건건 설전

입력
2021.02.07 18:30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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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링컨ㆍ양제츠, 첫 외교수장 통화서 대립각
남중국해 美군함 항행 두고 신경전 벌이기도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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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 출범 후 처음 미중 외교 수장이 통화하면서 가시 돋친 설전을 벌였다. 바이든 정부 등장 뒤 사사건건 부딪치고 있다. 미국이 압박하면 중국이 반박하는 ‘기 싸움’ 양상이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5일(미국 시간) 양제츠(楊??) 중국 외교담당 정치국원과 통화했다. 미국 새 정부 들어 외교 수장 간 첫 통화다. 대만과 홍콩, 신장(新疆) 등 민감한 양국 간 현안이 모두 거론됐다.

통화 뒤 양국 정부는 자국 발언 위주로 소개했다. 미 국무부에 따르면 블링컨 장관은 대만해협을 포함해 인도ㆍ태평양 지역 안정성을 위협하고 규칙에 근거한 국제사회 체계를 무시하는 중국을 상대로 책임을 묻기 위해 동맹 및 협력국과 협업하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오랜 쟁점인 인권 문제도 피하지 않았다. “블링컨 장관이 신장, 티베트, 홍콩 등의 인권과 민주적 가치를 미국이 계속 지지하겠다고 강조하는 한편 버마(미얀마) 군사 쿠데타를 비판하는 국제사회에 동참하라고 중국을 압박했다”고 국무부는 전했다.

중국 측 보도는 양 정치국원 중심이다. 중앙(CC)TV에 따르면 양 정치국원은 대만 문제는 중국의 주권 및 영토 보전이 걸려 있는 중미 관계의 핵심 문제라며 “미국은 ‘하나의 중국’ 원칙 및 중미 3대 연합 공보(미중 간 상호 불간섭, 대만 무기 수출 감축 등과 관련한 양국 간 합의)를 엄격히 준수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또 “홍콩, 신장, 시짱(西藏ㆍ티베트) 등 문제는 중국 내정인 만큼 어떤 외부 세력의 간섭도 용납하지 않는다”며 “중국은 국가 주권과 안전, 발전 이익을 확고히 수호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대립각이 새삼스럽지는 않다. 블링컨 장관은 이미 상원 인준 청문회 당시 도널드 트럼프 정부의 대중(對中) 강경 원칙을 계승하겠다고 밝혔고, 양 정치국원도 최근 한 행사에서 신장, 티베트, 홍콩 등 양국 갈등 이슈를 언급하며 “미국이 레드라인(금지선)을 침범하면 양국 이해관계를 훼손할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신경전은 미 해군 군함의 남중국해 항행을 두고도 벌어졌다. 미 7함대는 이날 홈페이지에 “남중국해에서 ‘항행의 자유’ 작전을 실시했다. 존 매케인호가 국제법에 따라 파라셀 제도(베트남명 호앙사ㆍ중국명 시사군도) 인근에서 항행의 자유권을 행사했다”고 밝혔다. 항행 사진도 함께 올렸다. “남중국해에 대한 불법적이고 광범위한 영유권 주장은 연안 국가들의 항행 자유 및 영공 비행, 자유 무역 등에 심각한 위협이 된다”고 강조하면서다.

이런 미측의 조치는 자못 자극적이다. “매케인호가 중국 정부의 허가 없이 파라셀 군도 중국 영해에 무단 난입해 남부전구 병력이 추적ㆍ감시하고 경고해 퇴거시켰다”는 중국군 남부전구 톈쥔리(田軍里) 대변인의 강력 반발에 아랑곳하지 않았다는 점에서다. AFP통신은 바이든 대통령 취임 뒤 중국이 항행하는 미 군함을 퇴거시켰다고 공개한 건 처음이라고 보도했다.

워싱턴= 정상원 특파원
권경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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