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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밀 누설에 화났나… "애플, 현대기아차와 전기차 논의 중단"

입력
2021.02.06 14:18
수정
2021.02.06 1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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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룸버그 보도… "언제 재개될지 불분명"
?WSJ는 "기아, 애플카 대비 파트너 접촉"

전기차 생산 협력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는 애플(위 사진)과 현대자동차그룹의 로고. AFP 연합뉴스

전기차 생산 협력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는 애플(위 사진)과 현대자동차그룹의 로고. AFP 연합뉴스

애플이 현대자동차그룹과의 애플 브랜드 자율주행 전기차 생산 관련 논의를 잠정 중단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5일(현시지간) 보도했다. 현대차 측의 기밀 누설이 빌미가 된 것으로 전해졌다.

복수 소식통이 인용된 블룸버그 보도에 따르면 스마트폰 제조업체인 애플은 최근 현대차 외에 다른 완성차 제조업체들과도 ‘애플카’로 불리는 전기차의 생산 계획에 대해 논의했다.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도 전날 애플 부품 공급업체 관계자를 인용해 “애플이 적어도 6개 일본 기업과의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6개사는 도요타, 닛산, 혼다, 미쓰비시, 마쯔다, 스바루 등이다.

애플ㆍ현대차 간 논의 중단 배경으로는 ‘기밀 누설’이 거론된다. 블룸버그는 수년간 애플카 개발 프로젝트와 공급업체 관련 정보를 비밀에 부쳐 온 애플이 전기차 관련 논의 소식이 현대차를 통해 흘러나온 것으로 보이자 화가 났을 거라고 추측했다. 소식통들은 양사 간 논의가 언제 재개될지 알기 어렵다고 블룸버그에 전했다.

그러나 아직 비관할 단계는 아닌 듯하다. 이날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현대차그룹 계열사인 기아차가 ‘애플카’ 조립 계획과 관련해 파트너가 될 만한 업체들을 물색 중이라고 보도했다. WSJ에 따르면 기아차 모회사인 현대차는 애플과의 협상에서 30억달러(약 3조4,000억원)를 투자해 이르면 2024년부터 기아차가 애플카를 생산한다는 내용의 방안을 협의하고 있다. 합의가 이뤄질 경우 생산 첫해부터 미 조지아주 기아차 공장에서 최대 10만대의 애플카를 조립할 수 있게 되고, 이에 대비해 현대차가 미리 잠재적 생산 파트너들과 접촉해 보고 있다는 게 WSJ 전언이다.

정황상 성사 가능성이 작지도 않다. 시장 일각에서는 애플이 새 분야에 진출하며 1개 파트너에만 의존하지 않으리라는 관측이 나온다. 앞서 3일 CNBC방송은 애플과 현대차 협상이 마무리 단계에 근접했다고 보도했다.

애플이 애플카 출시를 위해 현대차 측에 협력을 제안한 뒤 협상을 진행 중이라는 보도가 처음 나온 건 지난달 초다. 이후 현대차그룹 주가가 폭등 기미를 보였다. 현대차는 이날 “다수 기업으로부터 자율주행 전기차 관련 공동 개발 협력 요청을 받고 있으나 아직 초기 단계로 결정된 바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권경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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