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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수, 법복만 걸친 정치꾼" 자진 사퇴 압박 나선 국민의힘

입력
2021.02.05 15:00
수정
2021.02.05 1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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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인 위원장 긴급 기자회견


김종인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이 5일 국회에서 김명수 대법원장과 관련한 긴급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오대근 기자

김종인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이 5일 국회에서 김명수 대법원장과 관련한 긴급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오대근 기자


국민의힘이 ‘김명수 대법원장 녹취록' 파문을 대여 공세의 지렛대로 삼으며 김 대법원장 자진 사퇴를 압박하고 나섰다. 김 대법원장이 문재인 정부 국정과제인 사법 개혁의 상징적 인물인 만큼 이번 파문이 4ㆍ7 재보궐선거를 앞두고 표심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란 판단 때문이다.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5일 국회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김 대법원장을 향해 “스스로 거취를 결단하지 않을 경우 국민들이 용납하지 않을 것임을 강력히 경고 한다”고 밝혔다. 전날 “한심하다”는 말로 녹취록 파문에 대한 입장을 피력한 김 위원장은 이날 예정에 없던 기자회견을 통해 “법관 탄핵의 부역자”, “거짓 사기극”, “법복만 걸친 정치꾼” 등이라는 표현으로 김 대법원장을 비판했다.

김 위원장은 김 대법원장을 임명한 문재인 정부에 대한 책임론도 제기했다. 그는 “문재인 정부 들어 ‘무(無)법무 장관’에 이어 ‘무(無)법원장’까지 법과 정의의 최후 보루인 사법기관이 무법천지로 변질해버린 현실이 정말 개탄스럽다”고 지적했다.

다만 국민의힘은 김 대법원장 탄핵소추안 추진에 대해서는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국회에서 탄핵소추안을 발의한다고 해도 거대 여당 의석수에 밀려 가결될 가능성이 없고, 부결될 경우, 되레 면죄부만 줄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지난해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에 대해 두 차례 탄핵소추안을 발의했지만 아무런 성과가 없었던 점도 고려됐다. 김 위원장은 기자회견 이후 기자들과 만나 “(김 대법원장에 대한) 탄핵 사유는 충분히 있다고 생각하지만, 현재 국회 구조로는 탄핵안을 내봐야 부결될 게 뻔하다”며 “이 안이 부결되면 김 대법원장이 외려 자리에 머물 수 있는 명분만 줄 수 있다. 탄핵 발의가 현 시점에서는 큰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이 5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법원 앞에서 김명수 대법원장의 사퇴를 촉구하는 1인 시위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이 5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법원 앞에서 김명수 대법원장의 사퇴를 촉구하는 1인 시위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도 이날 MBC 라디오 인터뷰에서 “민주당의 부실ㆍ불법 탄핵에 우리가 맞대응하는 모양새로 보인다면 좋지 않다”며 “법관 탄핵은 삼권분립 원칙 상 가급적 자제해야 한다”고 말했다. 탄핵까지 몰고가진 않지만 김 대법원장과 현 정부에 대한 비판은 이어간다는 게 국민의힘 입장이다. 이날 판사 출신인 김기현 의원은 대법원 앞에서 김 대법원장 퇴진을 요구하는 1인 시위를 시작했다. 8일에는 역시 판사 출신인 주 원내대표도 동참할 예정이다.

김 대법원장은 이날 대법원을 항의 방문한 국민의힘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의원들에게 자진 사퇴 의사가 없다는 점을 피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도읍 국민의힘 의원은 김 대법원장 면담 뒤 기자들과 만나 "(김 대법원장이) 물러날 의사가 없다는 듯이 답변을 했다"며 "최소한 법관의 양심이 있으면 사퇴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현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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