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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년 악연' 딛고 마주한 안철수·금태섭, 단일화 협상 '시작'

입력
2021.02.04 21:15

안철수(오른쪽) 국민의당 대표와 금태섭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제3지대' 단일화 방식을 협상하기 위해 4일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회동, 악수하고 있다. 오대근 기자

안철수(오른쪽) 국민의당 대표와 금태섭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제3지대' 단일화 방식을 협상하기 위해 4일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회동, 악수하고 있다. 오대근 기자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 금태섭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서울시장 보궐선거 후보 단일화 협상이 일단 순풍을 탔다. 두 사람은 4일 첫 만남에서 '국민의힘이 아닌 제3 지대에서 단일화 협상을 시작한다'고 선언했다. 4·7 보궐선거를 약 한달 앞둔 3월 초까지 단일화 한다는 원칙론에도 합의했다. 명절 민심을 겨냥해 설 연휴 전에 두 사람이 TV 토론회를 하는 방안도 논의하기로 했다.

안 대표와 금 전 의원은 국회 의원회관에서 만나 이번 주말 전에 실무 협상을 시작하기로 했다. 두 사람이 따로 만난 것은 2014년 '정치적 결별' 이후 6년 만이었다. 다만 두 사람은 이날 30분 만에 헤어졌다. 안 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단일화 목표 시점에 대해 "국민의힘 후보 선출(3월 4일)보다 조금 빠르게, 2월 말에서 3월 초쯤 않을까 한다"고 말했다.


2012년 9월 23일 당시 안철수(오른쪽) 당시 무소속 대선 후보가 서울 서교동 인문카페 창비에서 정책네트워크 '내일' 포럼에 참석하기 위해 이동하는 모습. 왼쪽은 금태섭 변호사. 한국일보 자료사진

2012년 9월 23일 당시 안철수(오른쪽) 당시 무소속 대선 후보가 서울 서교동 인문카페 창비에서 정책네트워크 '내일' 포럼에 참석하기 위해 이동하는 모습. 왼쪽은 금태섭 변호사. 한국일보 자료사진


금 전 의원은 9년 전 안 대표와 정치를 함께 시작했다. 2012년 안 대표의 첫 번째 대권 도전 때 금 전 의원이 대선 캠프 상황실장이었다. 당시 문재인 민주당 후보와의 후보 단일화 협상 테이블에 앉은 것이 금 전 의원이었다.

안 대표와 금 전 의원의 동행은 오래가지 못 했다. 2014년 안 대표가 민주당과 합당해 새정치민주연합을 만들었을 때까지 금 전 의원은 안 대표의 측근이었다. 금 전 의원은 같은 해 7월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서울 동작을 지역구에 출마하려 했지만, 당시 새정치민주연합 공동대표였던 안 전 대표는 금 전 의원을 돕지 않았다.

낙천한 금 전 의원은 대변인직을 내려놓고 떠났고, 두 사람은 등을 돌렸다. 금 전 의원은 이듬해 낸 책 '이기는 야당을 갖고 싶다'에서 "소통이 부족했다" "대선 사퇴는 최악의 수였다"며 안 대표를 공격했다. 금 전 의원은 최근까지도 언론 인터뷰에서 "안 대표는 항상 원점으로 돌아가는 정치를 하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하는 등 안 대표를 저격했다.


2012년 대선 당시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후보 진영과 안철수 무소속 후보 진영의 협상 대표들이 2012년 11월 13일 오전 서울 종로구 통의동 갤러리 류가헌에서 만나 손을 엇갈려 잡고 있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2012년 대선 당시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후보 진영과 안철수 무소속 후보 진영의 협상 대표들이 2012년 11월 13일 오전 서울 종로구 통의동 갤러리 류가헌에서 만나 손을 엇갈려 잡고 있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안 대표와 금 전 의원의 감정이 풀렸는지는 미지수다. 두 사람이 제3 지대에서 몸집을 키워야 하는 '필요' 때문에 단일화를 약속했지만, 세부 협상은 순탄치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상당하다. 금 전 의원은 4일 김무성 전 의원이 이끄는 '더 좋은 세상으로'(마포포럼) 발표에서 "새로운 인물로 바뀔 때가 됐다. 내가 가장 확장성 있는 후보"라고 강조했다.

박진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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