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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반쿠데타 봉기설' 확산… 420여 미얀마 한국기업 초긴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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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얀마 군부 쿠데타에 대항해 4일 민주 세력의 대규모 집단행동설이 확산하면서 현지에 진출한 한국기업들에 비상이 걸렸다. 반(反)쿠데타 시위가 전역으로 번질 경우 생산 및 투자 전면 중단 가능성까지 점쳐진다. 군부는 봉기 움직임을 무력으로 진압하겠다는 신호를 일찌감치 보내 시민사회가 피로 물드는 ‘미얀마의 봄’이 재연될 것이란 우려도 커지고 있다.
2일 미얀마 한인사회에 따르면 현지에서 사업체를 운영하는 한국기업들은 삼성 등 대기업과 인프라투자 업체를 합쳐 총 420여곳에 달한다. 신한은행에 이어 국민ㆍ기업은행도 최근 진출하는 등 해마다 우리 자본의 미얀마 공략이 거세지고 있다. 현재 기업 주재원들은 1일 쿠데타 발생 직후 모두 재택 근무에 들어갔으며, 현지 매장들도 영업을 잠정 중단했다. 올 상반기 예정돼 있던 투자 프로젝트 역시 대부분 업체가 정국 상황을 지켜본 뒤 시행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 대기업의 한 현장 책임자는 “유혈 사태가 벌어지면 물류 이동은 물론 현지 노동자들의 출근도 불가능해질 것”이라며 “가장 안 좋은 상황을 가정하고 비상 조치를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기업이 가장 걱정하는 부분은 대규모 소요사태다. 쿠데타로 인한 사회불안이 길어지면 투자금 회수는커녕 최악의 경우 생산시설 철수도 각오해야 하는 탓이다. 불안 조짐은 벌써 나타나고 있다. 미얀마 시민단체 관계자는 “최대 도시 양곤 등을 중심으로 ‘72시간만 지켜보고 4일 행동에 나서자’는 암묵적 합의가 퍼지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 전날 밤 양곤 시민들은 ‘악마(군부)를 쫓아낸다’는 의미로 냄비를 15분여 동안 일제히 두드리고 일부에서는 “구금 인사를 석방하라”는 구호까지 터져 나왔다.
소극적 저항의 하나로 양곤 국립병원 의료진이 시작한 ‘군부 보이콧’ 운동도 전국 20여개 지역으로 확산됐다. 쿠데타 당일 불복을 선언한 승려와 학생들은 이미 집단행동에 돌입했다. 사프란 승려 네트워크와 양곤 청년 네트워크는 전날 성명을 통해 “쿠데타에 반대한다”면서 동참을 호소했다. 지구촌 반정부 시위의 핵심 수단으로 자리잡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투쟁 역시 미얀마에 상륙했다. 미얀마 국민들은 SNS에 “전 세계 사람들이 미얀마를 구해달라”는 글을 동시다발적으로 올리기 시작했다. 현지 K팝 팬들은 한글로 같은 취지의 도움을 요청하기도 했다.
군 지도부는 일단 격앙된 민심을 달래는 시늉은 하고 있지만, 대규모 시위는 엄단하겠다는 의지가 역력하다. 군부는 이날 구금 중이던 집권 민주주의민족동맹(NLD) 소속 의원 등 400명을 전격 석방했다. 쿠데타를 주도한 민 아웅 흘라잉 군 최고사령관도 전날 처음 모습을 드러내 “새 정부가 들어설 때까지 국가를 유지할 것”이라며 권력 이양 가능성을 열어놨다.
그러나 미얀마 경찰이 자택 수색 중 발견한 불법 소형 무선장치를 구실 삼아 아웅산 수치 국가고문을 기소하고 15일까지 구금하기로 한 점만 봐도 군부의 유화 제스처가 기만 전술임을 쉽게 알 수 있다. 군 보안당국은 또 학생 운동가나 승려 지도자 등 시위 주동세력을 검거하기 위해 현장에 특별체포팀을 파견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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