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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고 싶은 대로 해" 코로나 자유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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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쓴 글이 코로나바이러스 확산과 혐오에 관한 것이었는데 지난해 2월이었다. 말 그대로 코로나와 함께 지내온 1년 동안 우리 일상은 여러 측면에서 아주 많이 변했다. 기침이나 재채기를 손이 아니라 소매로 가리는 습관이 먼저 떠오른다. 물론 전에도 일부는 옷소매를 사용하기도 했지만 지금은 주위에서 눈총받을까 대부분 팔꿈치를 코와 입에 댄다. 식사 때도 중앙에 고기 지글지글 굽고 큰 냄비에 찌개 부글부글 끓이며 같이 먹는 경우는 드물다. 각자 1인 1식 하든지 덜어서 조심스럽게 한다. 사람 많은 곳은 가능한 한 피한다. 당연히 결혼식, 장례식도 웬만해선 가지 않는다. 교회 예배도 비대면. 그래도 대면을 고집하는 분들도 있지만.
그런데 가만히 생각해 보면 이런 변화가 꼭 코로나 때문이라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오히려 대한민국이 선진국이 되면서 서서히 변하던 것이 코로나라는 비상사태로 훨씬 빨리, 갑작스럽게 진행됐다고 보는 게 타당하다. 세계 최강의 선진국인 미국으로 처음 이주했던 1999년, 그곳 사람들이 기침 또는 재채기할 때 주로 옷소매에 하는 걸 보고 좀 놀랐다. 더럽게 왜 옷에 묻도록 할까 몹시 궁금했다. 이제는 우리도 대부분 옷소매에 묻힌다. 언뜻 보기에 옷을 더럽히지만 바이러스 전파를 줄여 결국에는 나 자신을 보호한다는 것을 잘 안다. 결혼식은 정말 친한 사람들만 초대하고 장례식은 잘 아는 이들만 방문할 뿐이다. 자의반 타의반으로 우리도 그렇게 돼 간다. 미국에서 교회 가는 신자들이 줄어 위기라는 말도 나온 지 오래 됐다.
선진국이 되면서 진행되는 변화를 촉진하는 원인으로 여러 가지가 제시되지만 자기 자신에 집중하게 되는 핵심적 가치의 변화, 즉 자유주의의 확산을 꼽기도 한다. 한 나라의 경제가 발전해 절대 빈곤과 개발 시대를 지나 중산층이 두꺼워지면 개인의 자유와 행복을 위한 목소리가 커진다. 대한민국의 1인당 국민소득이 1,000달러에서 1만달러로, 다시 3만달러를 넘어서면서 그 부유함과 함께 자란 세대는 더욱 자신의 행복에 집중하게 된다. 빈곤했던 시대를 유지했던 제도와 관습들은 거추장스러울 따름이다. 때마침 닥친 것이 코로나 사태. 귀찮게만 느껴지는 이전의 관계와 관습을 자연스럽게 버릴 수 있는 구실이 된다. 코로나 자유주의다. 그러고 보니 맥주 중에 주로 행복하고 풍요로운 열대 해변을 배경으로 광고하는 것이 있는데 그 이름이 코로나다.
영어권에서 자유주의 정서를 잘 나타내는 문구로 "하고 싶은 대로 하라"가 있다. Follow your heart. 할리우드 영화 등에서 흔히 나오는 이 구절은 단순하지만 강렬하다. 복잡하게 이것저것 고려하지 말고 가슴이 이끄는 대로 행동하라고 속삭인다. 우리 사회 구성원의 상당수도 이 속삭임에 격렬하게 반응한다. 코로나와 함께 했던 1년 동안 젊은 층을 중심으로 자유주의가 세력을 확장하면서 사회 곳곳에서 크고 작은 규모의 균열과 갈등이 잇따를 것이다. 타인의 이익을 해치지 않는 범위에서 원하는 바를 최대한 추구할 수 있는 사회적 균형점을 찾기까지 이러한 불안정은 계속된다. 그럼에도 시간은 젊은 세대의 편이라 자유주의 확대라는 대세를 거스를 수는 없다. 하고 싶은 대로 하라. 눈치 보느라 어쩔 수 없이 갔던 회식이나 모임은 가지 않아도 된다. Follow your hear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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