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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낙연 '신복지' 구상, 재원 방안도 함께 밝히길

입력
2021.02.03 04:30
27면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오대근 기자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오대근 기자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일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아동수당을 만18세까지 확대하고 전 국민 상병수당을 도입하는 등의 신복지제도 구상을 밝혔다. ‘국민생활기준 2030’으로 이름 붙인 이 제도는 삶의 모든 영역에서 국민생활의 최저기준을 보장하고 적정기준을 지향하는 것이라고 이 대표는 설명했다. 이를 구체화하는 사회적 논의와 합의를 위한 범국민특별위원회도 설치하겠다고 했다. 복지제도의 새로운 틀을 짜자는 야심 찬 제안으로 차기 대선 레이스의 대표 브랜드로 부각시키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기본소득을 내세우는 이재명 경기지사와 차별화하려는 면도 없지 않아 보인다.

우리 경제 성장에 걸맞은 복지 확대를 부인하는 이는 많지 않을 것이다. 이 대표가 그 기준과 방향을 제시해 사회적 논의의 계기가 될 수도 있다. 하지만 복지 확대 논의를 실질적으로 촉발시키기 위해선 재원 마련 방안이 빠져서는 안 된다. 이 대표는 이날 연설에서 경제 성장만 언급한 채 구체적인 재원 마련 방안은 내놓지 않았다. 장밋빛 비전만 거론하고선 핵심 쟁점은 피한 셈이다. 2015년 유승민 당시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교섭단체 연설에서 ‘중복지 중부담’의 원칙을 내놓아 주목받았던 것은 부자 및 대기업 등의 증세 필요성을 제기했기 때문이다. 증세 논의 없이는 아무리 좋은 복지 구상도 힘을 받기 어렵다. 이 대표의 구상 역시 증세 문제에 대한 입장이 없다면 선거용 브랜드로만 활용될 것이다.

이 대표는 4차 재난지원금에 대해 “맞춤형 지원과 전 국민 지원을 함께 협의하겠다”며 보편과 선별 지원 모두 추진할 뜻을 밝혔다. 하지만 홍남기 경제부총리는 즉각 “전국민 보편 지원과 선별 지원을 한꺼번에 모두 하겠다는 것은 정부로서는 받아들이기 어렵다”며 반대 입장을 밝혔다. 이 역시 재원 문제 때문이다. 코로나19 피해 업종에 대한 집중 지원이 필요한 상황에서 민주당이 보편 지원을 병행하는 것은 선거용 지원이란 논란을 자초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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