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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 협력은 코로나19 방역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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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10월 평양을 다녀 온 적 있다. 후원하던 단체가 평양에 신축 지원했던 어린이병원의 운영에 관한 협의와 남북 의료진의 학문적 교류 목적이었다. 당시는 북한의 경제적 상황이 어려웠던 시기라 의약품 공급은 매우 열악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지금도 사정이 크게 다르지 않을 것으로 추측된다.
2019년 12월 중국 우한에서 처음으로 인지된 코로나19는 빠르게 퍼져 나가 전 세계 거의 모든 국가에서 발생하고 있다. 하지만 북한에서는 코로나19 확진자가 없다고 발표하고 있다. 북한은 ‘국가 봉쇄’ 수준의 고강도 방역조치를 통해 코로나19 차단을 시도하고 있으며, 외교관 및 국제기구 직원도 철수시키는 등 대외 협력을 차단하는 소극적 태도를 보였다. 다만, 작년 말 코백스 퍼실리티(COVAX facility)를 통한 백신 지원 수용 의사를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은 국경 봉쇄로 인한 경제적 어려움을 감내하면서까지 코로나 차단에 주력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며, 이는 그만큼 코로나19의 북한 내 확산을 두려워하고 있다는 방증으로 생각된다.
감염성 질환은 한 국가 내에서만 통제한다고 해서 해결되지 않는다, 폴리오(소아바미)의 경우 지난 20여년간은 인도 등 5개 미만 국가에서만 발생하고 있으나, 아직 전 세계 모든 소아들이 예방접종을 받고 있다. 유행지역으로부터 유입되는 것을 막기 위함이다. 국내 접경지역에서 1993년부터 다시 유행하기 시작한 말라리아는 북한으로부터 모기에 의해 남쪽으로 파급됐을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현재 아프리카 돼지 열병도 같은 현상을 경험하고 있다.
남북이 감염병 등 보건의료 분야에서 협력하는 것은 북한을 일방적으로 돕는 것이 아니라, 우리 스스로 생명?안전을 지켜 내는 과정이다. 따라서 이제는 ‘북한에 무엇을 줄 것인가’라는 관성에서 벗어나, ‘함께 안전하게 살기 위해 무엇을 협력할 것인가’를 고민해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
시급한 코로나19 협력부터 시작, 남북이 코로나 진단?방역?치료?예방 분야에서 협력할 수 있기를 간절히 희망한다. 협력 방식도 남북 양측의 수요를 충분히 고려, 여러 연계된 분야 간 시너지가 발생할 수 있도록 동시적?포괄적 방식 추진이 필요하다. 치료제와 백신이 내부에서 유통되면, 협력을 위한 기회의 창이 열릴 수 있을 것이다.
나아가, 대통령이 올해 신년사에서 강조한 ‘동북아 방역보건협력체’ ‘한-아세안 포괄적 보건의료협력’ 등 역내 협력에 남북이 함께 참여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남북 보건의료협력은 ‘한반도 생명?안전공동체’를 조성해 나가는 첫걸음이 될 것이다. 남북 주민 모두의 생명과 안전을 보장하고, 평화경제의 활로이자 한반도 항구적 평화정착의 새로운 기회가 되기를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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