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율 동반 침체 '위기'...국민의힘·안철수 단일화 서두르나

입력
2021.02.01 04:30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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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연휴 넘기면 안철수에 기회 없을 것"
'컨벤션 효과' 위해 조기 단일화 가능성
'금태섭·안철수부터 경선' 새 카드 부상

김종인(왼쪽)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오대근 기자

김종인(왼쪽)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오대근 기자


'안철수와 계속 선긋기'냐 '후보 단일화 조기 성사'냐. 4·7 서울시장 보궐선거 야권 후보 단일화를 놓고 국민의힘도,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도 '급할 게 없다'고 여유를 부리지만, 속내는 그렇지 않다.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선거를 한달 앞둔 3월 초 단일화’를 고수한다. 그러나 3월까지 기다리기엔 여론이 심상치 않다. 지난 연말 안 대표의 서울시장 깜짝 출마 선언으로 안 대표와 국민의힘 지지율이 잠시 동반 상승세를 탔으나, 이내 꺾이는 추세다.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박영선 전 중소기업벤처부 장관의 경쟁이 달아오르는 것도 악재다.

국민의힘과 안 대표 모두 '반전의 계기'가 필요한 상황에서, 후보 단일화 추진 시점을 앞당기는 방안이 대안으로 거론된다.


''안철수, 설 연휴 전에 결단 안 하면 기회 없다"

국민의힘 비대위 관계자는 31일 "설 연휴 전후를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예비 후보 8명 중 본경선에 참여할 4명은 2월 5일 결정된다. 설 연휴(2월 11~14일) 이후엔 4명을 중심으로 한 경쟁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만큼, 안 대표가 설 전에 결단하지 않으면 자기 자리를 영영 찾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는 게 국민의힘 주장이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설 연휴 이후엔 우리 후보 4명이 '1대 1 무제한 스탠딩 토론회'를 하기 때문에 안 대표를 합류시킬 공간이 아예 닫히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안 대표 쪽도 이를 의식하고 있다. 국민의당 관계자는 "국민의힘 본경선 단계에서 안 대표가 합류하는 게 최선이긴 하다"며 "김 위원장과 국민의힘 중진 의원들이 조만간 시작한다는 단일화 논의 진행 상황을 지켜 볼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서 지지율 상승세 꺾여… '컨벤션 효과' 절실

후보 단일화 논의가 다시 불붙는 건 '컨벤션 효과'(정치 이벤트가 관심을 끌어 모아 지지율이 순간적으로 반등하는 현상)를 도모하기 위해서다. 국민의힘에선 '거물급 스타'인 나경원 전 의원과 오세훈 전 서울시장의 등장에도 컨벤션 효과가 그다지 크게 나타나지 않고 있다. 한국갤럽에 따르면, 국민의힘 서울시장 대진표가 결정된 1월 2주(12~14일)부터 1월 4주(26~28일)조사까지 서울 지역에서 국민의힘 지지율은 23%로 제자리걸음이었다. 같은 기간 중도층의 국민의힘 지지율 22%에서 18%로 오히려 내려앉았다.

안 대표의 고민도 마찬가지다. 출마 선언 이슈가 처음 반영된 1월 1주(5~7일) 한국갤럽 조사에선 서울 지역 국민의당 지지율은 9%였다. 직전 조사(4%)의 2배 이상이었지만, 최근 다시 4%대로 하락했다.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한 금태섭 전 의원이 31일 서울 마포구 홍대입구 한 카페에서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를 선언했다. 금 전 의원은 이날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를 향해 1대1 경선을 제안했다. 국회사진기자단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한 금태섭 전 의원이 31일 서울 마포구 홍대입구 한 카페에서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를 선언했다. 금 전 의원은 이날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를 향해 1대1 경선을 제안했다. 국회사진기자단


‘무조건 3월’ 굳건한 김종인… 안철수ㆍ금태섭 단일화 먼저?

후보 단일화 방식의 결정권을 쥔 김종인 위원장은 31일 "우리 당이 경선을 시작했기 때문에 다른 사람들이 끼어들 수 없다"며 거듭 문을 닫아 걸었다. 국민의힘은 '안 대표가 이제라도 입당해 후보 단일화를 조기에 마치자'고 요구하지만, 안 대표는 국민의힘 입당에 여전히 부정적이다. 안 대표의 한 측근은 “자체 조사를 해봤더니 입당에 반대하는 지지자가 더 많았다"고 했다.

이에 금태섭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들고 나온 '단계적 후보 단일화'가 변수가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금 전 의원은 31일 서울시장 출마 선언을 하면서 안 대표에게 ‘토론을 통한 1대1 경선’을 요구했다. '비(非) 국민의힘 주자'인 두 사람이 국민의힘 밖에서 1차 경쟁을 한 뒤 그 승자가 국민의힘 후보와 최종 단일화를 시도하자는 게 금 전 의원이 제안한 시나리오다.

안 대표의 측근은 "금 전 의원의 제안도 흥미로운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금 전 의원과 경선을 통해 '컨벤션 효과'를 내는 것도 나쁘지 않다는 취지다.


※자세한 여론조사 개요 및 결과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김현빈 기자
박진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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