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점 커지는 '코로나 변이' 공포… 팬데믹 종식도 늦어진다

입력
2021.01.31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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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프랑스 등 해외 입국 금지령
전파력 센 남아공 변이 특히 우려
"집단 면역 기준 높여야" 의견 대두

26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잉글우드 외곽의 한 예방접종센터에서 한 시민이 차량에 탄 채 코로나19 백신을 맞고 있다. 잉글우드=AP 연합뉴스

26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잉글우드 외곽의 한 예방접종센터에서 한 시민이 차량에 탄 채 코로나19 백신을 맞고 있다. 잉글우드=AP 연합뉴스

지구촌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변이 공포에 신음하고 있다. 기존 백신을 피하며 ‘변화구’를 던지는 변이 바이러스 탓에 봉쇄 장벽은 갈수록 높아지는 형국이다.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종식의 연장은 물론, 집단면역 기준도 한층 높아질 것이란 암울만 전망만 무성하다.

30일(현지시간) 외신에 따르면 유럽 각국은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를 막기 위해 국경 문을 더 세게 걸어 잠그고 있다. 독일 보건부는 이날부터 내달 17일까지 변이 확산 국가발(發) 입국을 금지했다. 영국, 아일랜드, 브라질, 남아프리카공화국 등에서 출발하는 교통편이 대상이다. 체코도 이날 비(非)필수 목적의 외국인 입국을 불허했고, 전날엔 프랑스가 유럽연합(EU) 회원국을 제외한 나라들의 여행객을 받지 않기로 했다. EU 국가들에도 보다 강화된 코로나19 검사 규정이 적용된다.

유럽이 통제 범위를 대폭 확장한 것은 변이 코로나19의 강한 전파력 때문이다. 특히 ‘B.1.351’로 알려진 남아공 변이가 문제다. 이 변이 바이러스는 현재까지 31개국에서 확인됐는데, 이날 세계 최대 코로나19 피해국 미국 매릴랜드 주(州)에서 다시 발견됐다. 해당 환자는 해외여행을 다녀온 적이 없어 지역사회 전파를 통한 감염 가능성이 높다. 사우스캐롤라이나주에 이어 두 번째다.

4일 남아공 변이가 발견된 요하네스버그 레나이사에서 구급대원들이 출동 준비를 하고 있다. 요하네스버그=AFP 연합뉴스

4일 남아공 변이가 발견된 요하네스버그 레나이사에서 구급대원들이 출동 준비를 하고 있다. 요하네스버그=AFP 연합뉴스

남아공 변이는 또 기존 코로나19 면역체계나 백신 영향에서도 다소 비껴가는 것으로 알려져 우려를 더 키운다. 미 제약사 노바백스가 최근 진행한 코로나19 백신 임상시험에서도 영국 변이에는 85.6% 효과가 있었지만, 남아공 변이에서는 60% 수준에 그쳤다. 앞서 존슨앤드존슨이 진행한 임상 결과에서 역시 남아공 변이의 효능은 57%에 불과했다. 미 일간 워싱턴포스트(WP)는 “노바백스의 임상 결과는 변이에 대항해 백신을 업데이트하는 다른 제약사들에 불길한 소식”이라고 지적했다.

앤서니 파우치 미 국립알레르기ㆍ감염병연구소(NIAID) 소장도 이날 NBC뉴스 인터뷰에서 “남아공 공중보건 전문가들로부터 몇 달 전 코로나19에 걸렸던 사람이 변이 바이러스에 다시 감염된 사례가 발견됐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말했다. 첫 감염 이후 생긴 면역 반응이 남아공 변이 감염을 예방할 만큼 충분하지 않다는 뜻이다.

변이 변수가 ‘상수’로 자리잡으면서 긴 감염병 터널을 벗어나 일상을 회복하기까지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할지 모른다는 비관론이 커지고 있다. 프랜시스 콜린스 미 국립보건원(NIH) 원장은 “변이가 추가로 2,3차례 더 나타나면 정말로 걱정해야 할 상황이 올 것”이라고 진단했다.

강한 변이 전파력을 감안해 집단면역 기준을 종전(약 70%)보다 높여야 한다는 의견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제이 버틀러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 부국장은 “변이가 지배종(種)이 되면 집단면역에 필요한 기준은 80~85% 대로 올라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결국 최대한 빨리, 가능한 많은 사람에게 백신 접종이 이뤄져 다른 변이의 출현을 사전 봉쇄하는 수밖에는 답이 없다는 의미다.

허경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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