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명 중 1명 코로나 걸린 美… 뒤늦게 대중교통 마스크 착용 의무로

입력
2021.01.31 08:43
수정
2021.01.31 0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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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 "올 봄 최악의 상황 온다"

22일 한 의료진이 미국 뉴욕 브루클린의 한 이동식 코로나19 접종센터에서 진료를 보고있다. 뉴욕=AFP 연합뉴스

22일 한 의료진이 미국 뉴욕 브루클린의 한 이동식 코로나19 접종센터에서 진료를 보고있다. 뉴욕=AFP 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최대 피해국인 미국의 누적 확진자가 2,600만명을 넘었다. 보건 전문가 사이에서 “올 봄 최악의 상황이 올 것”이란 전망이 잇따르는 가운데, 미 보건당국도 뒤늦게 대중교통 이용 시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했다.

미 존스홉킨스대는 30일(현지시간) 미국 누적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2,601만명, 누적 사망자 수가 43만8,239명이라고 밝혔다. 이들이 밝힌 확진자 수는 미국 전체 인구(3억2,820만명ㆍ미 인구조사국 기준)의 7.9%다. 미국인 13명 중 1명은 코로나19에 감염된 적이 있다는 뜻이다.

미국은 전 세계에서 코로나19 감염자와 사망자가 가장 많이 나온 나라다. 미국 확진ㆍ사망자 수는 전 세계 통계의 각각 25.4%, 19.8%에 달한다. 미 CNN방송은 지난해 1월20일 미국에서 첫 코로나19 환자가 나온 뒤 누적 감염자가 1,300만명이 될 때(작년 11월27일)까지 311일이 걸렸지만, 거기서 다시 1,300만명이 늘어나는 데는 64일밖에 걸리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작년 10월부터 시작된 3차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확산세가 그만큼 가팔랐다는 의미다.

미 보건 전문가들은 기존 바이러스보다 전파력이 강한 변이 바이러스가 잇따라 미국에서 발견되면서 3,4월쯤 최악의 사태가 닥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앤서니 파우치 미국 국립알레르기ㆍ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은 전날 백악관 브리핑에서 “영국발(發) 변이가 3월 말, 4월 초까지 더욱 두드러질 것”이라고 전망했고, 마이클 오스터홀름 미네소타대 전염병연구정책센터 소장은 “앞으로 6∼14주 사이 최악의 코로나19 상황이 닥칠 수 있다”고 말했다.

날이 갈수록 상황이 악화하면서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내달 1일 오후 11시59분부터 대중교통 이용 시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하는 명령을 발표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 21일 정부 기관들에 “교통수단 이용 시 마스크 착용 의무화를 위한 행동에 즉시 착수하라”고 지시한 데 따른 것이다. 코로나19가 미국에서 발견된 지 1년여 만에 뒤늦은 조치를 내린 셈이다.

이번 CDC 지침에 따라 탑승 전후 공항, 버스 정류장, 부두, 기차ㆍ지하철역 등에서도 반드시 마스크를 써야 한다. 다만 대중교통수단 안에서라도 음식이나 약을 먹기 위해 짧은 기간 마스크를 벗는 것은 허용되며, 개인용 차량이나 상업 트럭 운전자는 마스크를 쓰지 않아도 된다. 2세 이하 영아나 특정 질환이 있는 사람에게도 마스크 착용 의무화가 적용되지 않는다.

지금까지 미국에서는 마스크 착용을 강력하게 권고하는 데에 그쳤지만 앞으로는 대중교통 안에서 마스크를 쓰지 않으면 연방법을 위반하게 된다. 로이터통신은 “CDC가 트럼프 행정부 때도 대중교통 이용 시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하는 지침을 추진했지만, 당시 좌절됐다”고 전했다.

허경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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