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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국방부 "한반도보다 훈련 중요한 곳 없다"… 韓美, 주한미군 동상이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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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보다 준비태세 유지를 위한 훈련이 더 중요한 곳은 없다는 것을 인식하고 있다.”
존 커비 미국 국방부 대변인은 28일(현지시간) 브리핑에서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당시 대북 협상을 위해 축소된 한미 연합훈련을 어떻게 할 것이냐는 질문에 이렇게 운을 뗐다. 그는 ‘당장 오늘밤에라도 싸울 준비가 돼 있다’는 뜻의 한미 동맹 준비태세 모토인 ‘레디 투 파잇 투나잇(Ready to Fight Tonight)’을 거론했다. 그러면서 “준비태세를 유지해야 할 필요성을 완전히 이해하고 있고 그것(준비태세 유지)에 전념할 것”이라고 밝혔다. 북한의 군사력 증강 시도에 대해 파악하고 있다며 “우리가 한반도에서 필요로 하는 준비태세를 계속 확실히 갖출 것”이라고 거듭 강조하기도 했다.
이날 미 국방부는 조 바이든 행정부 출범 뒤 처음 한반도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 전환 관련 입장도 공개했는데 역시 신중한 태도였다. “특정 시점에 대한 약속은 우리 병력과 인력을 위험에 처하게 한다”며 “전작권은 상호 합의한 조건이 완전히 충족될 때 전환될 것”이라고 못박았다. “조건에 기초한 전작권 전환은 미국과 한국이 상호 동의한 것일 뿐 아니라 지역 안보에도 필요하다”고 설명하면서다. 서욱 국방부 장관이 27일 기자간담회에서 “내 재임 기간 중 전작권 전환을 위해 진전된 성과가 있어야 하겠다는 생각”이라며 전환 시점을 시사한 듯한 발언을 한 지 하루 만이다.
미 국방부가 공표한 입장은 아직 원론 차원이거나 기존 상황의 재확인 성격이다. 액면상 구체적이거나 새롭지 않다. 그럼에도 바이든 정부 초기 원칙을 분명히 했다는 점에서 심상치 않다. 향후 주한미군을 어떤 식으로 운용할지 예상하면 도널드 트럼프 정부 때와는 의미가 상당히 달라지기 때문이다.
일단 지금처럼 축소된 상태의 한미 훈련이 지속될지 불투명하다. 대북 비핵화 진전은 문재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의 공통 목표이자 최우선 당면 과제였다. 한미 훈련 축소 조정이 북미 및 남북 간 대화의 지렛대로 사용됐다. 주한미군 운용이 주로 북한을 염두에 두고 이뤄진 게 사실이다.
한국 입장은 여전하다. 문 대통령은 신년회견 메시지를 통해 한미 훈련을 북한과 협의할 수 있다는 입장을 재차 천명했다. 서 장관도 “긴장 완화, 남북 간 신뢰 구축이 선행될 경우 어떤 문제도 회담을 통해 협의해 나갈 수 있다”고 거들었다. 문제는 미국이다. 바이든 외교안보팀 공언대로 트럼프 정부의 대북 접근 방식은 바이든 정부의 전면 재검토 대상이다.
전작권 전환이야말로 입장이 다른 문제다. 문 대통령 임기가 끝나는 내년 5월을 목표 시한으로 정한 우리 정부는 지금 급하다. “조건에 기초한 전작권 틀 속에서 성과를 내겠다는 의미”라고 해명했지만, 서 장관의 최근 ‘재임 중 성과’ 발언은 조바심을 드러냈다는 분석이 많다.
전작권에 관한 한 바이든 정부가 트럼프 정부보다 더 깐깐하게 나올 개연성이 있다고 전문가들은 예상한다. 한반도를 대중(對中) 견제를 위한 전략적 교두보로 여기는 경향이 상대적으로 강한 데다, 갈수록 격화하는 미중 갈등 양상을 감안할 때 중국에 기울 수도 있는 한국한테 전작권을 넘기지 않는 게 유리하다고 보는 기류가 워싱턴에서 강해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게 진짜 속내라면 전작권 전환 조건은 핑계일 뿐이다.
변수가 없지는 않다. 세계 주둔 미군 운용 전략 전반에 대한 검토를 끝낸 미국이 주한미군 규모를 조정하거나 유연성을 확보하는 게 낫겠다고 결론을 내릴 가능성이다. 그러면 전작권이 거추장스러워진다. 박원곤 한동대 교수는 “결과적으로 한미 연합 체제가 느슨해진다면 전작권을 돌려받아도 반갑지 않은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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