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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상호 '집토끼부터' 박영선 '산토끼 향해'...좌표 엇갈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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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ㆍ7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더불어민주당 예비후보로 출마한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과 우상호 민주당 의원이 미묘하게 다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박 전 장관은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성추행 의혹에 대해 고개를 숙이고, 강남 재개발ㆍ재건축에 유연한 입장을 보이는 등 중도로의 외연 확장을 시도하고 있다. 반면 우 의원은 지지층을 겨냥한 선명한 메시지에 집중하고 있다.
박 전 장관은 27일 K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최근 국가인권위원회가 ‘박원순 전 시장의 언동은 성희롱’이라는 조사 결과를 내놓은 데 대해 “인권위 결정을 존중한다. 민주당이 진심으로 사과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 사회에서는 마음의 상처를 받고 아무일 없이 지내야 하는 여성이 많다"며 "여성이 겪어야 하는 마음의 고통, 외로움을 치유하고 보듬어야 한다"고 했다.
반면 우 의원은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그는 오히려 이날 민주당 서울시당에서 열린 ‘정책엑스포 in 서울’ 행사에서 “제가 박원순 시장이 서울 시민들에게 좋은 평가를 받았던 정책들을 계승 발전시킬 적임자라고 자부한다”고 했다. 우 의원은 지난 17일 박 전 시장의 성추행을 인정한 법원 판결에 “이상하다”고 밝힌 바 있다.
이번 선거의 최대 이슈인 부동산 해법을 두고도 미묘한 입장 차가 드러났다.
성난 부동산 민심을 달래기 위한 두 사람의 해법은 대동소이하다. 우 의원은 강변북로와 올림픽대로 등 강변도로와 철길 위를 덮어 택지를 조성하거나, 역세권 등 도심지의 용적률을 높이는 식으로 공공주택(10년 임대+20년 전세+분양) 16만 가구를 공급하는 방안을 내놓았다. 구체적인 공약을 발표하지 않았지만, 박 전 장관도 토지는 공공이 소유하고 건물만 민간에 분양하는 ‘토지임대부주택’ 방식 등을 활용, ‘반값’ 아파트를 향후 5년간 30만 가구를 짓겠다고 했다. 두 후보 모두 ‘공공 주도의 주택공급 확대’에 무게를 둔 셈이다.
하지만 공급의 또 다른 한 축인 민간 재개발ㆍ재건축 각론에선 다르다. 박 전 장관은 27일 “강남 재건축ㆍ재개발 해야 한다. 대치동 은마아파트처럼 1970~1980년대 지어진 서울 아파트 구조는 디지털 시대에 안 맞는다”고 했다. 문재인 정부는 강남 재건축을 ‘부동산 과열의 진앙’으로 보고 사실상 재건축을 틀어막고 있는데, 박 전 장관은 규제 완화를 시사한 것으로 해석됐다. 반면 우 의원은 강남 재건축 개발 이익의 상당 부분을 환수하고 공공임대 비율을 높이는 전제 하에 재건축 허용을 검토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현 정부 기조와 동일하다. 우 의원은 야권이 주장하는 ‘재건축 규제완화→공급→집값 안정’ 논리에 대해 “허구”라고 일축했다.
박 전 장관이 ‘확장성’을, 우 의원이 ‘선명성’을 강조하는 것은 최근 두 후보를 둘러싼 여론 지형과 무관치 않다. 민주당 관계자는 “최근 여론조사에서 박 전 장관이 우 의원을 앞서고 있다”며 “상대적으로 열세인 우 의원이 지지층 공략에 집중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했다. 두 사람의 출마선언문에서도 이런 기류가 확연히 드러난다. 우 의원은 지난달 출마 선언 당시 “촛불개혁 과제를 완수하느냐, 기득권 수구세력에 역사의 주도권을 내주느냐의 기로에 서 있다”며 지지층을 향한 메시지에 집중했다. 반면 박 전 장관은 최근 출마 선언을 하면서 스스로를 “봄날 같은 시장”이라고 규정해 ‘통합’에 방점을 찍었다. 다만 다음달 경선 레이스가 본격 시작되면, 두 사람 모두 당내 경선 승리를 위한 ‘집토끼’ 공략에 총력을 기울일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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