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똘똘 뭉친 개미에 '쪽박' 찬 공매도 세력...美게임주 둘러싼 '쩐의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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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게임스톱 (공매도 대항) 전투에 나설 참전용사 구합니다."
최근 한국과 미국 주식 정보 온라인 커뮤니티에선 흥미로운 일이 벌어지고 있다.
월가 큰손인 헤지펀드들이 미국 비디오게임 유통업체인 '게임스톱' 주식이 과도하게 올랐다고 보고 공매도에 나서자, 양국의 개미(개인투자자)들이 '전의'를 다지며 서로에게 주식 매수를 독려하고 있는 것이다.
개미들의 공격적인 주식 매입으로 게임스톱 주가는 닷새 만에 278%나 폭등했다. 그 결과 공매도에 나섰던 헤지펀드들은 쪽박을 차는 신세가 됐다. 일각에선 개인 투자자들의 투기적 행태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26일(현지시간) 게임스톱은 전장 대비 무려 92.71% 폭등한 147.98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해 마지막 거래일까지만 해도 한 주당 18달러에 불과했던 이 기업 주가는 지난 22일 51.08% 폭등한 데 이어 이튿날에도 18.12% 폭등하면서 이달 들어서만 685%나 치솟았다.
주가 폭등은 월가 헤지펀드와의 전쟁을 선포한 현지 개미들이 주도했다. '로빈후드(주식 거래 앱) 투자자'로 불리는 이들은 대형 온라인 커뮤니티 래딧(Raddit)의 월스트리트베츠(WSB)란 토론장을 중심으로 게임스톱 주식 집단 매수에 나서고 있다. 이들은 "헤지펀드와의 전쟁에서 역사에 남을 승리를 하자"며 전의를 다지는가 하면, "주가가 오를 때마다 기부를 하겠다"는 다짐을 밝히기도 했다.
이 같은 '쩐의 전쟁'의 역사가 시작된 건 지난 13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행동주의 투자자로 알려진 라이언 코언이 게임스톱 이사진에 합류한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미국 개미들을 중심으로 매수세가 몰리며 주가가 급등하기 시작했다. 지난해 연말 20달러도 채 되지 않던 주가가 지난 14일 기준 39.9달러까지 급등한 것이다.
이런 기회를 돈 냄새를 잘 맡는 헤지펀드들이 놓칠 리 없었다. 기업 가치, 즉 펀더멘털 비해 주가가 턱없이 비싸다고 평가한 멜빈캐피털, 시트론리서치 등 현지 헤지펀드들은 이내 대량 공매도에 나섰다. 외신 등에 따르면 현재까지 이들이 공매도한 물량은 게임스톱 전체 유통주식의 140%에 달한다.
그러나 이번엔 개미들도 물러서지 않았다. 이들은 래딧 등에 앞다퉈 주식 매수 인증 자료를 올리며 다른 투자자들의 매수를 부추겼다. 동학개미도 가세했다. 주식정보가 오가는 국내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도 "공매도로부터 게임스톱을 구하자"며 주식 매수를 설득하는 글들이 심심치 않게 올라오는 상태다.
이 같은 투자 열기에 테슬라의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까지 기름을 부었다. 머스크는 이날 정규장 마감 뒤 자신의 트위터에 "게임스통크(Gamestonk)"란 단어와 WSB 토론방 링크를 함께 올렸다. 스통크(Stonk)는 '맹폭격'이란 뜻으로 투자자들 사이에선 머스크도 공매도 항전에 뛰어든 것 아니냐는 추측이 나왔다. 이날 폐장 후 게임스톱은 시간 외 거래에서도 41%나 급등한 209달러를 기록했다.
이처럼 게임스톱 주가가 천정부지로 치솟자 헤지펀드들은 급기야 '쇼트 스퀴즈(Short squeeze)', 즉 공매도했던 주식의 주가 상승으로 손실이 발생해 더 비싼 가격으로 되사서 갚아야 하는 처지가 됐다. 뉴욕 외환딜러업체 오안다는 "과거엔 개미들이 영리한 공매도 투자자들에게 당해왔지만 게임스톱을 보면 시대가 변한 걸 알 수 있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다만 현지에선 개인 투자자들의 투기적인 행태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잇따르고 있다. CNBC는 "게임스톱은 전쟁터 주식이 돼 버렸다"며 "증권당국이 게임스톱 주식거래에 대해 들여다보지 않으면 충격적일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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