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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라질 미-러 관계... 바이든·푸틴 첫 만남부터 '기싸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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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수화기를 사이에 두고 마침내 마주 앉았다. 하지만 러시아 견제를 공언한 백악관과 바이든 취임 축하 성명도 내놓지 않은 크렘린궁 사이의 팽팽한 긴장감은 첫 통화에서도 고스란히 드러났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와는 확연히 다른 미러 관계의 앞날을 예고하는 대목이다.
미 언론은 26일(현지시간) 양국 정상이 첫 통화에서 각자 이해관계를 바탕으로 다양한 대화를 나눴다고 전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러시아의 공격을 받고 있는 우크라이나 주권에 대한 확고한 지지 의사를 재확인하고, 미 연방기관 해킹과 2020년 미 대선 개입 문제, 아프가니스탄 주둔 미군 살해 사주, 러시아 야권지도자 알렉세이 나빌니 독살 시도 등에 관해 우려를 제기했다. 외교안보부터 인권 이슈까지 사실상 전 분야를 망라해 공세를 편 것이다.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러시아의 악의적 행동에 대응하고 국익을 수호하기 위해 확실하게 행동하겠다는 점을 분명히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푸틴 대통령도 물러서지 않았다. 그는 트럼프 행정부가 일방 탈퇴했던 항공자유화조약과 이란 핵합의(JCPOAㆍ포괄적 공동 행동계획) 문제 등을 거론했다. 우크라이나 분쟁 해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 정상회의 소집 구상 등 미국의 협조가 필요한 현안도 따져 물었다.
굳이 우열을 따지자면 미국이 좀 더 강경한 입장을 표한 셈이 됐다. 두 정상의 통화 시점만 봐도 그렇다. AP통신에 따르면 이번 통화는 지난주 러시아가 요청하고 백악관이 동의해 성사됐다. 그러나 바이든 대통령은 영국, 프랑스, 독일 등 유럽 동맹국 정상들과 통화를 마친 뒤 러시아와 첫 접촉을 했다. ‘동맹 우선’ 외교 기조를 우회적으로 내비친 것이다.
다만 미국과 러시아의 첫 실무 현안인 ‘신전략무기감축협정(New Startㆍ뉴스타트)’ 연장에는 양국 정상이 순조롭게 합의해 첫 매듭은 잘 풀었다는 평가다. 양측 모두 “뉴스타트 연장 합의 문서를 교환했고 대통령들이 만족감을 표했다”고 전했다. 2010년 4월 체결된 뉴스타트는 실전 배치 핵탄두 수를 1,550개 이하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ㆍ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ㆍ전략폭격기 등의 운반체를 700기 이하로 각각 줄이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하원에 뉴스타트 연장 법안을 제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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