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 끼임' 사망사고 유족 靑 청원 "안전한 대중교통 원해"

입력
2021.01.26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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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인 한번만 했어도 억울하고 허망한 죽음은 없어"
청원에 25일 오후 2시 기준 2만7,000명 동의

청와대 국민청원 갈무리.

청와대 국민청원 갈무리.


20대 여성이 시내버스 뒷문에 외투 소매가 끼어 사망한 사고가 발생한 가운데 유족이 "안전이 보장된 대중교통을 원한다"며 국민청원을 올렸다.

25일 청와대 홈페이지에 따르면, 23일 '끌려가다 죽어버린 내 동생, 이제는 멈춰주세요'라는 제목의 청원이 올라왔다. 이날 오후 2시 현재 2만7,000여명이 청원에 동의했다.

앞서 19일 오후 8시30분쯤 경기 파주시 법원읍의 한 초등학교 인근 도로에서 20대 여성 A씨가 시내버스에 깔리는 사고가 났다. 구조대원들이 출동했을 당시 여성은 크게 다쳐 이미 현장에서 숨진 상태였다.

목격자 등에 따르면 A씨가 버스에서 하차하는 과정에서 옷이 출입문에 끼인 것으로 파악된다. 경찰은 이를 모르고 출발한 버스에 A씨가 끌려가 넘어지면서 사고가 난 것으로 보고 있다.

사고가 난 버스는 구형으로 출입문에 센서가 없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현재 유족들은 신체 일부가 문에 낀 걸 감지하는 버스 센서에 문제가 있었을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경찰은 버스 운전기사를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로 입건하고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 중이다.


청원인 "사고 나면 운전자에 대한 형사책임 확실히 해야"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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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원인은 "그날 별이 되어버린 사람은 바로 제 동생"이라며 "한 번의 확인, 내린 후 3초의 기다림만 있었더라도 이런 억울하고 허망한 죽음은 없을 거라는 생각이 든다"고 토로했다.

청원인은 "제 동생은 10m를 끌려가다가 넘어지면서 뒷바퀴에 깔려 즉사했다"며 "처음에 문을 두드리고, 속도를 내는 버스에 놀라 같이 뛰어보기도 했지만, 순식간에 결국 넘어져 버렸다"고 설명했다.

이어 "모두가 롱패딩에 주목하며 롱패딩의 위험성을 이야기하였지만, 옷소매다. 우리 가족은 손인지, 손목인지, 옷소매인지 의문인 상태이기에 제대로 된 확인을 위해 기다리고 있다"며 "우리가 바꾸지 않으면 롱패딩을 입지 않더라도 이런 사고는 언제든 또다시 일어날 수 있다는 이야기"라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승하차 때 나는 사고의 경우 범칙금 또는 버스회사의 내부 교육으로 끝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사고에 대해서는 운전자에 대한 형사책임을 확실히 할 수 있는 법이 재정비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청원인은 △버스기사의 정기적인 안전교육의 강화 △승하차 센서 개선 △승하차 시 타고 내릴 수 있는 안전한 시간 확보 △운전기사의 안전한 근무환경(시간 및 배차간격 등) △버스 사고의 처벌 강화 등을 촉구했다.

끝으로 그는 "이 사고는 제 동생이지만, 언제 어디서 어떻게든 일어날 수 있었다"며 "이제는 같은 일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도록 안전이 보장된 대중교통을 원한다"며 글을 마무리했다.


누리꾼들 "버스 기사들 난폭 운전 너무 심해"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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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같은 논란이 일자 누리꾼들은 공분했다. "버스 난폭운전 너무 심하다. 배차간격 핑계로 한 사람의 생명과 맞바꿀 거냐", "버스 기사들 손님 있는데도 손님 욕하는 건 기본이고 어르신들 위험한 모습도 많이 봤다. 배차 간격에 서두르느라 앞문에 직접 끼여본 적도 있다. 사람이 죽어야 꼭 반성하고 고치나"라는 등의 반응이 나왔다.

또 "솔직히 언젠가부터는 기사님이 급하게 열고 닫는 시간 동안 승객이 빨리빨리 내리지 못하면 승객들이 죄송해하고 무안해한다. 비틀거리건 미끌어지건 간에 우린 그 짧은시간 안에 미리 대기했다가 카드찍고 내려줘야 한다. 버스 사장만 좋은 거다", "우리나라 버스는 탈 때마다 넘어질까 봐 긴장하고, 넘어지거나 넘어질 뻔한 사람들 본 게 하루이틀이 아니다" 등의 분노도 이어졌다.

손성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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