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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활용 안 되는데 그냥 버려? 그래도 씻어서 분리배출하는 이유

입력
2021.02.02 14:00
수정
2021.02.04 16:04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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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리배출' 표시 플라스틱, 재활용 쓰레기로
세척시 수질 오염? 하수처리 거쳐 영향 미미

편집자주

기후위기와 쓰레기산에 신음하면서도 왜 우리 사회는 쓸모없는 플라스틱 덩어리를 생산하도록 내버려 두는 걸까요. '제로웨이스트 실험실'은 그 동안 주로 소비자들에게 전가해온 재활용 문제를 생산자 및 정부의 책임 관점에서 접근했습니다. 시리즈의 다른 기사들과 함께 읽어주세요.

지난달 23일 포천시 자원순환센터의 재활용 선별장에서 작업자들이 재활용 가능한 폐기물을 골라내고 있다. 배우한 기자

지난달 23일 포천시 자원순환센터의 재활용 선별장에서 작업자들이 재활용 가능한 폐기물을 골라내고 있다. 배우한 기자

플라스틱 쓰레기를 버리다보면 고민에 빠진다. 합성 플라스틱이거나 크기가 작은 경우 물질재활용이 어렵다고 하는데, 그렇다면 분리배출이 무의미한 일 아닐까. 어차피 버려질 플라스틱이라면 굳이 세척해 물을 오염시키는 대신 일반쓰레기로 버리는 게 낫지 않을까. 보다 현명한 분리 ‘수고’ 방법에 대해 알아봤다.

재활용 어려워도 '분리배출' 표시 있으면 따라야

‘분리배출’ 표시가 있는 플라스틱은 이론적으로는 재활용이 가능하다. 당장 물질재활용이 안 되더라도 고형연료(SRF)를 통한 에너지재활용을 할 수 있고, 여러재질이 혼합된 아더(other) 소재도 생산자가 제품별 회수를 한다면 소생이 가능하다. 현재 물질재활용률이 약 20~30%에 그치는 것은 구조적 한계 탓이다.

이 시점에서 재활용이 어렵다는 이유로 플라스틱을 일반쓰레기로 버린다면 제도가 되려 후퇴할 수 있다. 홍수열 자원순환사회경제연구소장은 “‘이렇게 태우나 저렇게 태우나 다 태우는 거 아니냐’는 생각으로 분리배출을 중단한다면 재활용이 어려운 포장재를 만든 생산자에 상을 주는 꼴”이라며 “당장은 어려워도 분리배출을 반복해서 재활용 수준을 발전시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다만 분리배출 표시가 없는 플라스틱이라면 과감히 포기하는 것이 낫다. 그 중에서도 펜이나 칫솔 같은 작은 플라스틱은 고민 없이 일반쓰레기로 버려야 한다. 별도 선별체계가 생기지 않는 이상 분리배출의 효율이 낮아 에너지 회수도 어렵기 때문이다.

세척은 필수... 수분 없어야 에너지재활용 된다

재활용이 어려운 소재라도 가능한 씻어서 버려야 한다. 내용물이 흘러서 다른 쓰레기까지 오염시키면 재활용이 가능한 것 조차 망치기 때문이다. 안전 문제도 있다. 이상덕 포천시 자원순환팀장은 “용기 안에 락스나 주방세제가 남아있어서 가스화될 경우 내용물이 터질 수도 있어 선별작업자들에게 해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런 유해 물질을 세척하는 것 자체가 환경에 해가 되지 않을까. 배재근 서울과학기술대 환경공학과 교수는 “일반 소비자들이 쓰는 제품을 세척하면서 나오는 오염은 하수처리시설을 거치기 때문에 수질에 크게 문제될 양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다만 세제를 사용해 문질러도 이물질이 닦이지 않는 용기는 그 자체로 재활용의 질이 떨어지기 때문에 과한 노력을 할 필요는 없다는 설명이다.

세척 후에는 물기를 닦아 배출해야 한다. 물질재활용시에는 상관없지만, 에너지로 재활용 할 경우 물기가 있으면 발열량이 저해된다. 때문에 플라스틱 용기를 닦은 뒤 물을 최대한 털어주거나 수건으로 닦은 뒤 버려야 한다.

신혜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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