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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료 의원 성추행' 김종철 '누구나 가해자 될 수 있다' 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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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철 정의당 대표가 같은 당 장혜영 의원을 성추행했다고 정의당이 25일 발표했다. 김 전 대표는 성추행 사실을 곧바로 인정하고 대표직을 내놨다. '누구나 성폭력 가해자가 될 수 있다'는 명제를 ‘성평등 사회’를 전면에 내건 정의당의 대표가 거듭 확인한 것이다. 지난해 4·15 총선 참패 이후 와신상담하며 재도약을 꿈꾼 정의당은 도덕성에 치명상을 입었다.
배복주 정의당 젠더인권본부장은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김 전 대표가 지난 15일 저녁 서울 여의도에서 장 의원과 당무 면담을 위해 식사를 한 뒤 나오는 길에 성추행했다”고 밝혔다. “가해자인 김 전 대표 또한 모든 (성추행) 사실을 인정했다. 다툼의 여지가 없는 명백한 성추행 사건”이라고 했다. 정의당은 지난 일주일간 사건을 비공개로 조사했다.
김 전 대표는 바로 입장문을 내고 “저녁식사 후 차량을 기다리던 중 피해자(장 의원)가 원치 않고 전혀 동의도 하지 않은 부적절한 신체 접촉을 함으로써 명백한 성추행 가해를 저질렀다”고 시인했다. 그는 “성희롱, 성폭력을 추방하겠다고 다짐하는 정당 대표로서 제 행위는 용납할 수 없는 행위”라며 “피해자는 물론 정의당에 애정을 가져 주신 수많은 분께 거듭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고 했다.
진보 진영의 도덕성은 다시 한 번 타격을 입었다. 최근 4년간 유력 정치인이 저지른 권력형 성폭력 사건은 2018년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에 이어 지난해 오거돈 전 부산시장과 박원순 전 서울시장, 그리고 김 대표까지 네번째다. 김 대표를 제외한 3명은 더불어민주당 소속이다. 성평등은 진보 진영이 강조하는 의제라는 점에서 더 뼈아플 수밖에 없다. ‘그들도 예외가 아니다’를 넘어 ‘진보 진영이 성폭력에 더 취약하다’는, 이중성을 꼬집는 냉소가 정치권 안팎에 번지고 있다.
김 전 대표의 성추행으로 '유별난 소수가 아닌 누구라도, 특히 페미니즘을 훈련 받은 지식인도 얼마든지 성폭력 가해자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이 다시 한 번 까발려졌다. 동시에 여성 국회의원이 성폭력 피해를 당함으로써 '피해자다움'이란 존재하지 않는다는 사실도 입증됐다.
장 의원은 입장문을 내고 “성폭력을 저지르는 사람은 따로 정해져 있지 않다"며 “누구라도 동료 시민을 동등하게 존엄한 존재로 대하는 데 실패하는 순간 성폭력의 가해자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문제를 제기하고 공개적으로 책임을 묻기로 마음먹은 건 이것이 인간으로서 존엄을 회복하고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는 길이자, 제가 깊이 사랑하며 몸담은 정의당과 우리 사회를 위하는 길이라고 믿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정의당은 당 대표의 소속 의원 성추행이라는 초유의 사건에 대해 ‘가해자 무관용 원칙’을 밝히며 거듭 사과했지만, 2012년 창당 이후 최대 위기를 맞았다. 정의당은 김 전 대표를 직위해제하고 중앙당기위원회를 열어 징계하기로 했다. 다만 형사 처벌을 원치 않는다는 장 의원 뜻을 존중해 김 전 대표에 대한 고발은 하지 않기로 했다.
1970년생인 김 전 대표는 지난해 10월 취임, 정의당 개혁과 세대교체를 추동해 왔다. 그는 휴대폰을 꺼 놓은 채 가족과 함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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