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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전 검찰, 김학의 출금정보 유출은 안 묻고 긴급출금 경위만 캐물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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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김학의(65) 전 법무부 차관 긴급출국금지(출금) 직후, 법적 쟁점 등을 정리한 보고서를 썼던 법무부 직원이 “2년 전 검찰은 김 전 차관으로의 ‘출금정보 유출’ 의혹이 아니라, 오히려 긴급출금 경위만 캐물었다”고 밝혔다. 법무부가 수사를 의뢰했던 부분보다는, 출입국 담당 공무원의 위법 행위 여부를 타깃으로 삼아 사실상의 ‘별건 수사’를 했다는 주장이다.
해당 직원은 또, 당시 자신이 작성한 문건에 대해선 “개인적으로 (쟁점 등을) 정리해 본 용도에 불과한 비공식 문서”라고 해명했다. 문제의 보고서와 관련, 이 사건 공익제보자와 야당 등은 ‘법무부 스스로도 김 전 차관 긴급출금의 위법성을 파악하고, 그에 대비했다고 볼 만한 정황’이라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법무부 출입국ㆍ외국인정책본부 소속 서기관 A씨는 25일 본보와의 서면 인터뷰에서 “과거 검찰 수사에서 김 전 차관은 어느새 ‘선량한 피해자’가 돼 있는 것 같았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A씨는 김 전 차관의 출국 시도 나흘 전인 2019년 3월 18일, 출입국본부 출입국심사과에 전입해 출입국규제 총괄ㆍ출금 이의신청 제도 운영 업무를 맡았던 당사자로, 현재는 해외연수 중인 상태다.
A씨가 언급한 검찰 수사는 2019년 4월부터 수원지검 안양지청이 맡았던 사건이다. 당시 제기된 의혹은 지금과는 달리, “김 전 차관의 출국 시도 전에, 그에게 출금 상태가 아니라는 정보를 흘려 준 ‘법무부 또는 검찰 내부의 김 전 차관의 조력자’가 있는게 아니냐”는 것이었다. 법무부는 관련 감찰을 거쳐 김 전 차관 출입국 정보를 무단 조회한 공익법무관 2명 등에 대해 수사를 의뢰했다. A씨는 수사의뢰 대상에 포함돼 있지 않았으나, 당시 자신이 썼던 문건과 관련해 검찰 측과 통화한 사실이 있다고 했다. 법무부 직원을 참고인으로 조사하던 수사검사가 전화를 걸어 왔던 것이다.
이때 검사의 질문은 김 전 차관 긴급출금 절차에 집중됐다고 A씨는 전했다. 다른 법무부 직원들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였다고 했다. A씨는 “김 전 차관에게 출금 관련 정보를 넘긴 이를 찾으려면 그 부분을 물어야 하는데, (수사팀은) 출입국본부 실무자들을 불러 자정까지 출국조회, 출금경위에 대해 마치 피의자를 대하는 것처럼 조사했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언론 보도에 나오며 논란이 되는 (긴급출금 사후 수습과정에서의 잡음 등) 검찰 내부 문제는 언급도 않고, 출입국 공무원들의 잘못만 캐려고 한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특히 A씨가 작성한 보고서 내용에도 검찰은 관심을 보였다고 한다. 해당 문건은 2019년 3월 23일 A씨가 출입국심사과 직원들과의 카카오톡 단체대화방에 ‘190323 khe 작성중.hwp’이라는 파일명(문서 제목은 ‘김학의 전 차관 긴급출국금지 보고’)으로 올린 문서다. 여기엔 3월 22일 밤 김 전 차관의 출국 시도와 23일 새벽 긴급출금 조치가 이뤄진 경과는 물론, 이를 둘러싼 각 쟁점별 사실관계 및 검토의견(‘적법’ 또는 ‘논리보완 필요’ 등)이 기재돼 있다. ‘긴급출금요청자는 수사기관의 장으로 제한함이 타당하다’는 내용도 적혀 있다.
A씨는 이에 대해 “긴급출금 당일 늦잠을 자서 뒤늦게 사무실에 갔더니 상황 대부분이 종료돼 있었다”며 “혼자만 편히 잠을 잔 게 너무 미안하고 부끄러워서 뭔가는 해야 할 것 같아 스스로 만들어 본 것뿐”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보고서 작성) 지시를 전혀 받지도 않았고, 보고용도 아니었다”고 강조했다. 안양지청 수사팀과의 통화 때도 이런 사정을 설명했다고 그는 덧붙였다.
해당 문건은 향후 김 전 차관이 긴급출금에 대한 이의를 제기할 수도 있다고 판단, △최대한 보수적으로 쟁점을 검토해 보고 △제도 개선을 위해 참고할 법한 사항 등을 정리한 것이라는 게 A씨의 입장이다. 그는 “만약 내가 김 전 차관 변호인이라면 물고 늘어질 만한 부분을 찾아 봐서 작성했다”며 “(카카오톡 대화방에 문서를 올린 건) 현장에 있었던 직원들과 공유해 의견을 들어보려 한 것인데, 직원들도 별 반응이 없어 그냥 그렇게 끝났다”고 했다. 이어 “마치 내가 엄청난 내부 보고서를 작성한 것처럼 과대포장돼 보도되고 있어 부끄럽고도 불편하다”고 덧붙였다.
물론 이러한 A씨 주장에 근거, 당시 검찰이 부적절한 별건 수사를 벌였다고 몰아붙이긴 힘들다. 수사의뢰 혹은 고소ㆍ고발 사건의 경우에도, 검찰이 넘겨받은 자료에서 위법한 정황이 새로 발견되면 이를 별도로 인지해 수사하는 건 다반사다. 실제 안양지청 수사팀도 법무부로부터 제출받은 수사의뢰 자료에서 ‘출금 관련 정보 조회’ ‘기관장 직인 없는 출금요청서’ 등을 확인했다. 당시 검찰은 ‘만약 이 부분 수사를 안 하면, 사건을 덮었다는 의심을 살 수도 있다’고 판단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애초 수사의뢰 내용이었던 ‘출금 정보 유출 의혹’에 대해 부실수사가 이뤄졌다고 단정할 근거도 현재로선 없다. 2년 전 검찰은 법무관 2명이 ‘단순 호기심’에서 김 전 차관 출금 정보를 조회했으며, 김 전 차관 측에 이를 전달하진 않았다고 보고 무혐의 결론을 내렸다. 다만 일각에선 “정보 유출이 뚜렷하게 확인되지 않아 그런 결과가 나왔지만 석연치는 않다”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A씨는 이번 인터뷰에 나선 동기와 관련, 자신이 ‘협박성 발언’을 했다는 의혹을 반박하고 싶었다고 했다. 일부 언론은 공익신고서 내용을 인용, “A씨가 검사에게 ‘(김 전 차관 출금은) 검찰 부탁을 받고 해 준 것인데, 이것을 수사하면 검찰도 다친다’고 말했고, 이후 법무부, 대검찰청 반부패ㆍ강력부 등에서 ‘수사 중단’ 압박을 가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이에 대해 A씨는 “특정인이 아니라 검찰 조직 전체의 이미지를 지칭한 것”이라며 “김 전 차관을 왜 출금했냐고 수사하는 건, 힘들게 회복 중이었던 검찰에 대한 신뢰를 스스로 저버리는 행동이라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출금 과정에 문제가 있었다는 사실을 암시, 검찰 수사팀을 압박하려고 했다는 일부의 해석은 완전히 어불성설이라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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