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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역 수칙 어디로' 기숙사 한 방에 20명… 대전 IEM국제학교

입력
2021.01.25 15:30
수정
2021.01.25 18:05
8면

초기 증상자 검사 등 초등 대처도 미흡?
비인가·무등록 시설이라 법적관리 사각


코로나19 확진판정을 받은 대전시 중구 IEM국제학교 학생들이 25일 충남 아산 생활치료센터로 이동하기 위해 차량에 탑승하고 있다. 연합뉴스

코로나19 확진판정을 받은 대전시 중구 IEM국제학교 학생들이 25일 충남 아산 생활치료센터로 이동하기 위해 차량에 탑승하고 있다. 연합뉴스


종교단체가 운영하는 비인가 교육시설 대전 IEM국제학교에서 24~25일 이틀간 132명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집단감염이 발생한 것은 밀집·밀폐·밀접의 3밀 조건에서 방역수칙을 제대로 지키지 않은 것이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25일 대전시에 따르면 학생 120명과 교직원, 교직원 자녀 등 38명 등 모두 158명에 대해 이틀에 걸쳐 검사를 실시한 결과, 양성 132명, 음성 25명이 나왔고 1명은 검사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학생은 120명 중 93%인 112명이 양성 판정을 받았다. 교직원은 20명이 확진됐고 17명이 음성, 1명은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대전시는 확진자 132명 중 경증이나 무증상자 99명은 아산 생활치료센터로 이송하고, 유증상자는 충남대병원과 보훈병원 등 감염병 전담병원에 입원시켰다. 음성 판정자 18명은 자가격리 하고 시설은 다음달 14일까지 폐쇄했다.


코로나19 집단감염이 발생한 대전 중구 IEM국제학교의 칸막이가 설치되지 않은 식당모습. 대전시 제공

코로나19 집단감염이 발생한 대전 중구 IEM국제학교의 칸막이가 설치되지 않은 식당모습. 대전시 제공


집단감염 원인은 밀집·밀폐·밀접 3밀

집단감염이 발생한 IEM국제학교 학생 120명 중 재학생은 이달 4일, 신입생들은 11~15일사이 입소한 후 외부인의 출입 없이 격리된 생활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건물은 지하1층, 지상5층 규모이며 학생들과 일부 교직원들이 이 건물에서 기숙생활을 한 것으로 파악됐다.

기숙시설은 건물 3~5층에 있으며, 일부 층은 샤워시설과 화장실 등을 공용으로 사용했고, 기숙사도 한 실당 7명에서 많게는 20명까지 함께 있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또 지하식당도 칸막이가 설치되지 않았다.

감염경로와 관련해서 당국은 무증상 상태의 감염자가 입소해 집합생활을 하면서 다른사람에게 확산시켰을 가능성과 출퇴근을 하는 교직원 등 5명에 의한 유입 가능성을 열어두고 조사를 벌이고 있다.


선제 검사 등 초등조치 미흡

방역당국의 기초조사에 따르면 시설내에서는 지난 12일 경남지역에서 온 학생에게서 기침 두통 가래 등 첫 증상이 나타났다. 그러나 학교측은 학생에 대해 코로나19 검사나 병원치료를 받도록 하지 않고 기숙사 격리조치만 취했다. 유증상 학생들은 부모에게 연락해 집으로 데려가 검사를 받도록 했을 뿐이다. 그 사이 유증상 학생들은 숙소만 따로 분리됐을 뿐 상당시간 다른 학생들과 함께 뒤섞여 수업을 받았다.

포항 학생의 경우 4일 입소해 21일 증세가 나타났으나 즉시 검사를 받도록 하지 않고 집으로 돌려보냈다. 결국 주말 집으로 온 그는 23일 포항에서 검사를 받고 24일 확진됐다.


제2신천지, BTJ열방센터 되나

방역당국은 IEM국제학교를 운영하는 종교단체가 다른 지역에서 TCS, CAS라는 이름으로 유사한 형태의 학교 23개소를 운영하고 있어 전국적인 연쇄감염 사태를 우려하고 있다.

일단 기초조사에서는 이 학교가 신천지나 상주 BTJ 열방센터처럼 한곳에 모여서 교육을 받고 전국으로 흩어지는 사례와 달라 전국적인 확산 매개체는 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지만 확산 가능성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

전국에서 운영되는 TCS, CAS 학교는 대전 본부에서 교육을 받은 학생들이 전국으로 흩어져 운영을 하고 있지만 학생 선발과 교육과정에서 독립적으로 운영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전시는 확진자 발생시 이들 시설과 학생간 교류는 없었지만 선교관계자들의 교류 여부는 확인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시는 선교회로부터 이들 시설 대표자 연락처를 받아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에 제출, 각 시ㆍ도가 추가적인 검사 등 조치를 취하도록 했다.


방역 사각 무등록ㆍ비인가 시설 대책 필요

종교단체가 운영하고 있어 교내 종교시설인 예배당에 대해서는 대전시와 중구청이 지난해 7월부터 방역수칙 준수여부에 대해 점검을 하고 있다. 그러나 IEM국제학교는 무등록ㆍ비인가 시설이어서 학교나 학원으로 인정되지 않아 관리의 사각지대에 놓여있다.

이와 관련 대전시 관리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종교관련 무등록ㆍ미인가 시설에 대해 방역 차원에서 중앙정부 차원의 수칙 등 미비사항을 보완하도록 요청했다.

허태정 대전시장은 “이번 집단감염 발생 시설에 대해서는 거리두기 이행 여부 등 방역수칙 준수여부를 꼼꼼히 조사하여 위반 사항이 있으면 법적 조치를 취하겠다”며 “지역사회로 추가 전파가 이루어지지 않도록 방역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대전= 허택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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