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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추행' 정의당 김종철 "무엇을 해도 가해행위 씻기 힘들어"

입력
2021.01.25 1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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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철 정의당 대표가 20일 국회에서 열린 신년기자회견에서 머리를 만지고 있다. 뉴스1

김종철 정의당 대표가 20일 국회에서 열린 신년기자회견에서 머리를 만지고 있다. 뉴스1

같은 당 장혜영 의원을 성추행해 직위해제된 김종철 정의당 대표가 25일 가해사실을 인정하고 피해자에게 사과했다.

김 대표는 이날 입장문을 내고 "피해자가 원치 않고 전혀 동의도 없는 부적절한 신체접촉을 행함으로써, 명백한 성추행의 가해를 저질렀다"며 "피해자께 다시 진심으로 사죄드린다"고 밝혔다. 김 대표는 "정의당과 당원, 국민 여러분께도 씻지 못할 충격을 드렸다"고도 했다.

김 대표는 "제 가해행위는 공당에서 벌어진 사안"이라며 피해자 측과 논의하는 과정에서 "당의 대표단 회의 등 공식기구에서 저에 대한 엄중한 징계를 정식 청구하는 방향으로 입장을 정했다"고 했다. 김 대표는 "정의당 대표단 및 당기위원회에 저에 대한 엄중한 징계를 요청드린다"고 했다.

정의당에 따르면, 김 대표는 15일 장 의원을 당무상 면담한 후 성추행했다. 장 의원은 18일 당 젠더인권본부장인 배복주 부대표에게 피해 사실을 알렸다. 정의당은 수차례 피해자와 가해자 면담 조사를 진행한 후 이 사건이 명백한 성추행에 해당한다고 판단, 25일 김 대표를 직위해제했다. 정의당 대표단은 징계절차에 따라 김 대표를 중앙당기위원회에 제소했다.

피해자인 장 의원은 이날 입장문을 내고 "어떤 여성이라도 성폭력의 피해자가 될 수 있다. 제가 현역 국회의원이라는 사실은 결코 제가 피해자가 될 수 없음을 의미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하는 김 대표의 입장문 전문.


[전문] 김종철 정의당 대표 입장문

머리 숙여 피해자께 사과드립니다. 당원 여러분과 국민 여러분께도 깊은 사죄의 말씀을 드립니다.

지난 1월 15일 저녁, 저는 피해자인 장혜영 의원과 저녁 약속 자리를 가졌습니다. 이 자리는 제가 청하여 만든 자리였으며, 식사 자리에서는 당의 향후 계획과 의원단의 역할, 그리고 개인 의원으로서 장 의원의 정치활동에 대한 저의 요청사항을 주제로 주로 의견을 나누었습니다.

식사 자리를 마치고 나와 차량을 대기하던 중, 저는 피해자가 원치 않고 전혀 동의도 없는 부적절한 신체접촉을 행함으로써, 명백한 성추행의 가해를 저질렀습니다. 변명의 여지가 없는 행위였고 피해자는 큰 상처를 받았습니다. 피해자께 다시 진심으로 사죄드립니다.

저의 가해행위에 대해 피해자가 항의를 하였고 저는 이후 사과를 했으나, 공당의 대표로서 그냥 넘어갈 수는 없는 일이었습니다. 더구나 성희롱, 성폭력을 추방하겠다고 다짐하는 정당의 대표로서 저의 행위는 용납할 수 없는 것이었습니다.

제 책임에 관해 저는 세 가지 방법으로 저에 대한 징계를 하기로 정하고, 피해자 및 피해자 대리인에게 의사를 전달했습니다. 첫째, 당대표직에서 사퇴하고, 둘째, 성희롱 및 성폭력 예방교육을 이수하겠으며, 셋째, 정의당 당기위원회에 스스로 저를 제소함으로써 당으로부터 엄중한 징계를 받겠다는 것이었습니다.

이후 피해자측과 논의하는 과정에서, 제 가해행위는 공당에서 벌어진 사안이므로 세 번째 책임 방안인 ‘스스로 당기위원회 제소’가 아니라 당의 대표단 회의 등 공식기구에서 저에 대한 엄중한 징계를 정식 청구하는 방향으로 입장을 정했습니다. 이에 정의당 대표단 및 당기위원회에 저에 대한 엄중한 징계를 요청드립니다.

용서받지 못할 제 성추행 가해행위로 인해 피해자는 너무도 큰 상처를 입었습니다. 특히 피해자는 평소 저에 대한 정치적 신뢰를 계속해서 보여주셨는데 저는 그 신뢰를 배반하고 신뢰를 배신으로 갚았습니다. 거듭 죄송합니다. 정의당과 당원, 국민 여러분께도 씻지 못할 충격을 드렸습니다. 머리 숙여 사죄드립니다.

제가 지금 어떠한 책임을 진다 해도 제 가해행위는 씻기가 힘듭니다. 향후 제 행위를 성찰하고, 저열했던 저의 성인식을 바꿔나가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피해자는 물론, 정의당에 애정을 가져주셨던 수많은 분들께 거듭 사죄의 말씀을 드립니다. 진심으로 죄송합니다.

2021년 1월 25일

김종철 드림




홍인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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