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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약 지켜라"… 백신 공급 줄이려는 제약사에 뿔난 유럽

입력
2021.01.25 01:02
수정
2021.01.25 0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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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정상회의 의장 "여름까지 70% 접종 어려워"

18일 프랑스 파리 제7구의 한 백신 접종센터에서 94세 노인이 화이자ㆍ바이오엔테크의 코로나19 백신 주사를 맞고 있다. 파리=AP 연합뉴스

18일 프랑스 파리 제7구의 한 백신 접종센터에서 94세 노인이 화이자ㆍ바이오엔테크의 코로나19 백신 주사를 맞고 있다. 파리=AP 연합뉴스

유럽이 뿔났다. 제약사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공급량을 줄일 조짐을 보이면서다. 불가피한 차질이라는 제약사 측 해명을 유럽은 못 믿는 눈치다.

24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샤를 미셸 유럽연합(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은 이날 유럽1 라디오방송에서 “우리는 우리가 사용할 수 있는 법적 수단을 이용해 자기들이 서명한 계약을 제약사들이 준수하도록 만들 계획”이라고 밝혔다. EU는 일단 제약사들에게 공급이 지연되는 이유를 투명하게 밝히라고 요구할 방침이다. 제재 가능성에 대해서는 미셸 의장이 언급하지 않았다.

어조는 강경하지만, 실망한 기색이 뚜렷하다. 미셸 의장은 “여름까지 회원국 성인 인구의 70% 대상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완료한다는 목표는 달성하기 어려워졌다”고 말했다.

EU의 이런 반응은 제약사들이 통보해 온 백신 공급 축소 계획 때문이다. 최근 미국 제약사 화이자는 백신 증산을 위한 제조 과정 변경 탓에 EU에 공급할 백신이 일시적으로 줄어들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영국 제약사인 아스트라제네카도 생산 부진으로 초기 유럽 공급 물량이 감소할 거라고 예고한 상태다.

현재 EU가 구매 계약을 체결한 백신 물량은 총 20억회 투여분이다. EU 27개 회원국 인구 수(약 4억5,000만명)를 훌쩍 넘는 규모다. 계약 업체는 화이자ㆍ바이오엔테크(독일), 아스트라제네카 말고도 존슨앤드존스(미), 사노피(프랑스)ㆍ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ㆍ영국), 모더나(미), 큐어백(독일)까지 모두 6곳에 이른다.

접종도 서두르고 있다. 지난달 27일 화이자ㆍ바이오엔테크 백신의 접종을 시작한 EU는 이달 18일 모더나 제품을 접종 가능 백신 목록에 추가했다.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현재 유럽의약품청(EMA)이 승인이 가능한지 심사 중인데, 29일 결과가 나온다.

문제는 그래 봐야 백신이 모자라면 소용없다는 사실이다. 1, 2회차 접종 간격 확대(프랑스), 러시아제 백신 계약(헝가리) 등 각국이 고육책을 짜내고 있지만 언 발에 오줌 누기일 수밖에 없다.

권경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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