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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대출 수익으로… 수천만원 성과급 잔치한 은행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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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시중은행들이 지난해 크게 늘어난 수익을 발판 삼아 직원에게 주는 성과급과 퇴직금 등을 대폭 상향했다. 코로나19 사태로 가계와 기업이 다투어 대출을 끌어 쓰고 정부의 유예조치로 부실률도 줄어든 덕에 늘어난 수익을, 자기들만의 성과 잔치에 쓰는 행태를 바라보는 시선이 곱지 않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주요 시중은행(신한, NH농협, 우리, KB국민) 노사는 차례로 올해 임금 및 단체협약을 타결했다. 이들은 모두 지난해 9월 상급 노조가 합의한 임금인상률(1.8%)을 받아들였으며, 임금상승분 중 절반은 공익재단에 기부하기로 했다.
매해 관심 대상인 성과급(보로금) 규모는 코로나19 사태 속에서도 전년과 비슷하거나 소폭 상향됐다. 지난해 통상임금 대비 200% 성과급을 지급했던 농협은행은 올해도 비슷한 성과급을 지급한다. 국민은행은 성과급 200%에 현금 150만원을 더 얹어주기로 했다.
신한은행은 작년보다 낮아진 150% 성과급을 책정했지만, 오는 3월 기본급의 30%에 해당하는 신한금융 주식을 지급하는데다 현금 150만원을 더해주면서 지난해보다 소폭 성과급이 늘었다. 우리은행은 지난해 당기순이익이 확정된 뒤 지급 여부와 규모를 결정할 예정이다.
희망퇴직 조건은 훨씬 좋아졌다. 전년엔 '27개월치 평금임금'이었던 하나은행의 특별퇴직금은 이번에 36개월치로 대폭 늘었고, 농협은행 특별퇴직금도 20개월치에서 28개월치로 증가했다. 국민은행의 경우 재취업 지원금이 2,800만~3,400만원까지 늘었고 학자금 지원 자녀 수 제한을 없앴다.
이처럼 은행들이 성과급과 퇴직금 수준을 높일수 있었던 것은, 지난해 코로나19발 대출 수요 급증으로 오히려 수익이 늘었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해 기준금리 인하로 은행 대출금리도 함께 내려갔지만, 국내 은행은 3분기까지 총 30조7,000억원의 이자 수입을 거둬들였다. 이는 사상 최대 기록였던 2019년 같은 기간보다 1,000억원 늘어난 규모다.
여기에 지난해 불어닥친 개인투자자 주식 열풍으로 은행뿐 아니라 증권사 실적도 전년도 대비 40~60% 가량 개선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업계에서는 5대 금융지주가 지난 한 해 사상 최대 이익을 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최근 보고서에서 "은행 업종의 지난해 연간 순이익이 2019년보다 7% 많은 15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
은행권은 최근 여당에서 제기하는 이른바 '이익공유제'의 이익 분담 대상으로 지목되자 난색을 표해 왔다. 하지만 코로나19라는 전대미문의 상황이 만들어낸 대출 수요와 정부의 각종 이자유예, 대출만기 연장 같은 정책적 지원에 힘입어 엄청난 수익을 거둔 마당에, 각 은행이 직원들에게 성과급과 퇴직금 수천만원씩을 지급하면서 "사정이 어렵다"는 변명을 하기엔 군색한 상황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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