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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윈도 앞 1열... 문닫은 상점에서 펼쳐진 서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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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1일 저녁 문화와 예술의 도시 체코 프라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로 대부분의 상점이 문을 닫으면서 거리엔 어둠이 짙게 깔렸다. 활기를 잃은 도시의 한 구석, 조그만 쇼윈도에서 희미한 불빛이 새어 나왔다. 그 앞을 지나던 사람들은 자연스럽게 발걸음을 멈췄다.
쇼윈도 안에서는 체코의 대표적인 컨템퍼러리 서커스 극단 '씨르크 라 푸티카(Cirk La Putyka)'의 공연이 펼쳐지고 있었다. 20여명의 단원들이 문 닫은 상점 내부에서 선보인 다채로운 음악과 아크로바틱 공연은 마치 마네킹이 살아 움직이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켰다.
을씨년스러운 거리에서 뜻하지 않게 공연을 마주한 시민들은 잠시 걸음을 멈추고 쇼윈도 앞 1열에 자리를 잡았다. 비록 근사한 공연장은 아니지만 오랜 시간 쌓여 온 문화 생활의 갈증을 풀기에는 충분했다.
'아닌 밤 중'에 이루어진 이번 쇼윈도 공연은 시의 적극적인 지원하에 이뤄졌다. 공연 감상의 기회를 통해 코로나19로 지친 시민들을 위로하는 한편, 지난 한해 공연 축소와 연기, 취소를 반복해 온 프라하의 문화예술계에도 무대에 설 기회를 제공한다. 생계의 어려움에 처해 있던 문화예술인들에게는 생존의 돌파구가 될 것으로 시는 기대하고 있다.
현재 체코는 코로나19 누적확진자 92만여명, 사망자 1만5,000여명이 발생하면서 대응 고 수준인 5단계 봉쇄 조치가 발효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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