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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신당 ‘애국당’ 창당으로 정치적 재기?

입력
2021.01.20 2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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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SJ "측근과 논의"... 공화당엔 악재

19일 미 워싱턴 백악관 브리핑룸 TV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연설 모습이 비치고 있다. 워싱턴=EPA 연합뉴스

19일 미 워싱턴 백악관 브리핑룸 TV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연설 모습이 비치고 있다. 워싱턴=EPA 연합뉴스

탄핵 위기와 측근 줄 사퇴란 ‘사면초가’에 빠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제3당 창당으로 정치적 재기에 나설까. 퇴임을 하루 앞두고 그가 신당 창당을 고민 중이란 사실이 알려지면서 관심이 커지고 있다. 백악관을 떠난 뒤에도 정치적 영향력을 행사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19일(현지시간)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관계자를 인용, 퇴임하는 트럼프 대통령이 신당 창당을 고려 중이라고 전했다. 이를 위해 지난주 복수의 참모와 지인에게 이런 구상을 논의했다는 게 매체의 설명이다. 그가 선호하는 신당 명칭은 ‘패트리엇 파티(애국당)’로 알려졌다.

백악관은 보도에 대한 확인을 거부했다. WSJ는 트럼프 대통령이 신당 창당을 얼마나 진지하게 고려하는지 알 수 없지만, 실천에 옮길 경우 상당한 자본과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분석했다.

현실화 여부를 떠나 이 같은 논의가 나오는 건 최근 트럼프 대통령과 친정 공화당 지도부 사이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지난 6일 사상 초유의 의회 난입 사태 이후 공화당 내에서는 ‘트럼프 책임론’이 커지고 있다. ‘친(親)트럼프’ 인사로 꼽히는 미치 매코널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마저 이날 “트럼프 대통령이 시위대를 부추겼다”고 지적하며 책임을 돌렸다. 최근 미 일간 워싱턴포스트(WP)는 최소 12명의 공화당 상원의원들이 트럼프 대통령 탄핵을 적극 고려하고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일단 창당 전망은 그다지 밝지 않다. “창당이 공화당 인사들의 거센 반발에 부딪힐 것”이라는 게 WSJ의 평가다. 특히 미 의회가 공화당과 민주당 양당 체제를 이어온 탓에 통상 제3당은 선거에 영향을 줄 정도의 지지 기반을 만들지 못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의 신당 창당은 공화당에도 악재다. 정치권에서는 트럼프 손절 조짐이 나타나지만 여전히 공화당 지지자들 사이에서는 그의 입지가 견고하기 때문이다. 지난 17일 USA투데이와 미 서퍽대가 공동 발표한 여론조사에서 2024년 미 대선에서 그가 다시 대통령직에 도전할 경우 찍겠다는 응답은 전체의 23%에 그쳤다. 그러나 공화당 지지층 사이에서는 이 비율이 55%로 절반을 넘었다. 여전히 트럼프 대통령이 공화당 내 적잖은 영향력을 행사한다는 의미다.

USA투데이는 “공화당은 여전히 트럼프의 당”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WP는 “트럼프 대통령이 플로리다에 ‘왕국’을 세우며 정치적 재기를 모색할 것”이라며 “그가 제3당을 통한 경로를 선택할 경우 공화당으로선 악몽 같은 시나리오”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허경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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