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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소냐, 매각이냐, 유지냐… 기로에 선 'LG 폰' 어디로?

입력
2021.01.20 21:00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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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본부 아래로 축소 이전·배치하는 방안
스마트폰 생산은 ODM 방식으로 전환할 듯
사업부 통째로 매각하는 가능성도 제기

LG전자가 11일 세계 최대 가전·IT 전시회 'CES 2021'에서 공개한 'LG 롤러블'. LG전자 제공

LG전자가 11일 세계 최대 가전·IT 전시회 'CES 2021'에서 공개한 'LG 롤러블'. LG전자 제공

LG전자가 스마트폰 사업에 대한 원점 검토를 공식화하면서 'LG폰'의 향배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LG전자는 사업 축소부터 사업부 매각까지 다양한 시나리오에 대해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LG전자 관계자는 20일 "스마트폰 사업을 담당하는 MC사업본부에 대한 모든 가능성은 열려있으며, 아직 결정된 것은 없다"고 말했다.

현재 업계 안팎에서 가장 유력하게 점쳐진 방안은 사업부 축소다. 주력인 TV나 생활가전 중심의 조직 아래 스마트폰 사업부 조직을 두고 관련 인력은 타 사업부로 전환 배치하는 방식이다. IT업계 관계자는 "LG전자가 구성원 고용을 보장한다고 밝힌 만큼 이들을 다른 사업부로 보내고, 본연 사업은 소규모로 가져가 효율성을 높이는 식으로 전개될 가능성이 크다"라며 "IT 분야의 미래 먹거리인 가전, 로봇, 자율주행 등에서 무선 통신 기술이 필요한 만큼 쉽게 스마트폰 사업을 버릴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경우 스마트폰 생산은 주문자개발생산방식(ODM)을 확대하는 형식으로 유지될 수 있다. 이미 LG전자는 수년째 적자를 기록 중인 스마트폰 사업을 효율화 하기 위해 ODM을 도입해왔다. ODM은 주문자가 제품 기획부터 개발까지 맡고 생산만 위탁하는 주문자상표부착방식(OEM)에서 나아가 생산자가 일부 기획과 개발까지 담당하고 주문자는 브랜드·기획만 하는 구조다.

LG전자가 극단적인 선택을 한다면 사업부 매각도 선택지다. LG전자의 기술력과 네임 밸류를 원하는 기업이 충분히 있을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실제 LG전자 MC사업본부의 매각설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2015년 7월 구글이 자사 스마트폰 운영체제(OS) 안드로이드와 최적화된 제품을 내놓기 위해 LG전자를 인수하려 한다는 소문이 퍼진 바도 있다. 또 업계에서는 구광모 LG 회장이 지난해 초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에게 직접 모바일 사업 매각을 제안했다고도 전해진다. 하지만 현대차그룹에서 자체 검토했지만 수용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시장에 진출하려는 중국 기업들이 LG전자 인수에 나설 수 있다는 가능성도 제기된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미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LG전자는 14.7%로 삼성전자(33.7%), 애플(30.2%)를 이어 3위를 차지했다.

마지막으로 LG전자가 스마트폰 사업부를 유지할 가능성인데, 최고경영자(CEO)가 대내외에 "냉정하게 판단해 최선의 선택을 해야 할 시점에 이르렀다"고 공언한 만큼 가능성은 희박하다.

김지산 키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CES2021에서 롤러블 스마트폰을 보여주는 증 LG전자의 특허가치나 기술력은 우수하기 때문에 시장에 나올 경우 매력적으로 보일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LG전자측은 현재 사용 중인 LG 스마트폰 이용자들에 대한 우려와 관련, "어떠한 경우에도 고객 불편함 없도록 조치하겠다"고 전했다.

안하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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