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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여린 자리에서 가장 강한 힘이 나온다는 것을 믿으며 쓰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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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초에 저는 어른이 되고 싶어서 글을 썼습니다. 어린 제 눈에는 책을 만들고 글을 쓰는 사람이 가장 어른스러워 보였습니다. 하지만 골방에 박혀 글만 쓴다고 어른이 되는 것은 아닌 것 같습니다. 아직도 세상에는 어린이를 향한 편견과 무지가 만연합니다. 그렇게 바라던 작가가 되었으니, 세상의 수많은 아이들과 함께하는 진짜 어른이 되겠습니다.”(동화 부문 당선자 성욱현)
“시를 쓴다는 게 부끄러울 때가 많았습니다. 세상 사람들이 쓸모있다고 생각하는 일들이 많은데, 왜 나는 문학, 그 중에서도 시에 집착하고 있나 싶어 부끄러웠습니다. 무엇보다, 아무에게도 인정받지 못하는 시를 오랫동안 혼자서 쓰는 것이 가장 부끄러웠습니다. 하지만 오늘만큼은 부끄럽지 않습니다. 오늘의 기억으로 앞으로도 부끄러움을 헤쳐나가며 글을 쓰는 사람이 되겠습니다.”(시 부문 당선자 신이인)
2021 한국일보 신춘문예 시상식이 20일 서울 중구 한국일보사에서 열렸다. 이영성 한국일보 사장은 5개 부문별 당선자인 신이인(27ㆍ시) 강보라(39ㆍ소설) 이철용(27ㆍ희곡) 최영동(40ㆍ동시) 성욱현(27ㆍ동화)에게 상금과 상패를 수여하고 작가로 첫발을 내딛는 이들을 축하했다. 올해는 코로나19 확산 상황으로 인해 내빈객 초대 없이 조촐하게 진행됐다.
심사위원을 대표해 축사를 맡은 이광호 문학평론가는 “코로나 상황은 사람과 사람 사이의 만남을 어렵고 두렵게 만들지만, 글이나 책을 통해서는 만나지 않고도 소통할 수 있다”며 “요즘 같이 엄중한 상황에서 문학을 시작한다는 것은 그렇기 때문에 역설적으로 더 소중한 의미를 갖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올해 당선자들이 문학이라는 새로운 접촉의 가능성을 앞으로 맘껏 보여주시기를 바란다”고 응원했다.
이영성 사장도 “문화 예술에 점점 각박해지는 현실을 보면서 한국사회가 위기를 맞고 있음을 느낀다”며 “신춘문예 당선자들이 세상을 움직일 수 있는 훌륭한 글의 힘으로 다시 한번 한국사회를 격조 있고 품위 있는 곳으로 만들어 주시길 바란다”고 격려했다.
소설 부문 당선자인 강보라씨는 “누군가 내게 소설을 통해 무엇을 이야기하고 싶은지 물었을 때, ‘어리둥절함’에 대해서 쓰고 싶다고 말한 적이 있다”며 “여럿이 걷다 혼자가 되기도 하고, 소중한 사람이 눈앞에서 영영 사라지기도 하는 그런 어리둥절함에 대해 앞으로 쓰고 싶다”고 말했다.
2019년 한국일보 신춘문예 동화 부문에 이어 올해 동시 부문으로도 당선한 최영동씨는 “지난해 아버지를 떠나 보내는 슬픔을 겪었다”고 입을 뗐다. 그러면서 “사랑하는 아버지께서 살아생전 알려주신 것처럼, 가장 여린 자리에서 가장 강한 힘이 나온다는 것을 믿고 두려움 없이 뚜벅뚜벅 동시와 손 잡으며 머나먼 길을 걸어나가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희곡 부문 당선자인 이철용씨는 “조심스런 마음으로 글의 매무새를 잘 다듬으며, 그것의 실천으로서 할 수 있는 일과 해야만 하는 일을 꾸준히 해나가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날 시상식에서는 상패와 함께 각각 상금 500만원(소설), 300만원(시·희곡), 200만원(동화·동시)이 수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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