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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과 나오기 전 '음성'?… 엉터리 검사가 中 집단감염 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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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허베이성 일부 지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핵산 검사를 허위로 진행한 사실이 드러났다. 코로나19 집단 감염으로 도시가 봉쇄된 곳인데도 방역망에 심각한 구멍이 뚫린 것이다. 보건당국이 첫 감염을 촉발한 ‘0번 환자’를 규명하지 못해 애를 먹는 가운데 중국의 신규 확진자는 일주일째 100명을 넘어섰다.
CCTV, 환구시보 등 중국 매체들은 19일 “전날 허베이성 싱타이시 룽야오현 주민 전원을 상대로 핵산 검사를 다시 했다”고 전했다. 불과 나흘 만에 검사를 재개하는 것은 이례적이다. 앞선 검사에서 심각한 문제가 발견됐기 때문이다.
룽야오현은 지난 14일 핵산 검사에 나섰다. 그런데 주민이 31만명에 달하다 보니 여력이 부족해 외부 업체에 검사를 의뢰했다. 이 업체는 채취한 검체 분석이 끝나기도 전에 ‘전원 음성’이라고 먼저 당국에 통보했다. 돈벌이를 위해 검사의 속도를 강조하면서 감독이 소홀한 틈을 타 결과를 위조한 것이다.
하지만 이틀 뒤 업체는 일부 샘플에서 양성 반응이 나왔다며 딴소리를 했다. 당국 조사 결과 확진자 2명, 무증상 감염 1명 등 3명이 새로 양성 판정을 받았다. 업체는 ‘신뢰와 정직’을 강조하며 지난해 2월 산둥성에서 첫 핵산 검사기관으로 등록했지만 공신력은 이미 땅에 떨어졌다. 의료폐기물 무단 투기로 처벌받은 사실도 뒤늦게 드러나면서 비판이 쏟아졌다.
양잔추(楊占秋) 우한대 바이러스연구소 교수는 “지방정부의 허가를 받은 곳이라도 검사 기관들은 대부분 병원이라기보다 기업”이라고 지적했다. 제대로 관리하지 못한 당국도 책임을 피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처럼 ‘도덕적 해이’가 만연한 사이, 감염이 가장 심각한 허베이성 스자좡과 싱타이에서 고위험지역이 더 늘어 중국 전역의 중ㆍ고위험지역은 총 84곳으로 증가했다.
중국 당국의 고민은 이뿐만이 아니다. 허베이성의 최초 감염원인 ‘0번 환자’를 찾지 못해 허둥대고 있다. 중국 방역의 핵심은 ‘지역 봉쇄’와 ‘전수 검사’인데, 아무리 주민이동을 틀어막고 검사를 반복해도 코로나19 신규 감염자가 좀처럼 줄지 않기 때문이다. 헤이룽장성과 지린성의 집단 감염의 경우 45세 남성이 100여명에게 바이러스를 퍼뜨린 ‘슈퍼 전파자’로 지목됐지만, 허베이성은 감염 경로가 불분명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러시아의 변종과 유사하다”고 잠정적으로 결론 내렸을 뿐이다.
이에 중국 질병예방통제센터 책임자인 가오푸(高福) 주임은 최근 한 세미나에서 “허베이성 코로나19 발병의 기원을 찾는 것이 가장 어렵다”고 토로했다고 글로벌타임스가 전했다. 수도 베이징과 맞닿은 허베이성의 코로나19 확진자 수는 지난 2일 이후 800명을 넘어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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