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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 전 '계란 파동' 재현될라...정부, 계란 관세 면세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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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로 계란값이 치솟자 정부가 4년 만에 관세 인하를 통한 수입 물량 확보에 나선다. 설 명절과 코로나19로 인한 집밥 소비 등으로 계란 수요가 늘고 있지만, AI로 꺾인 국내 공급을 단시간에 끌어올릴 만한 방법이 마땅치 않기 때문이다.
정부는 '계란 파동'이 벌어졌던 2017년에도 계란 수입 관세를 면제하고 미국, 스페인 등에서 계란을 급히 들여와 가격을 안정시킨 바 있다.
19일 정부에 따르면 농림축산식품부는 최근 기획재정부에 수입 계란에 대해 할당 관세를 적용해 관세율을 인하하는 방안을 검토해 달라고 요청했다. 기재부 역시 이 같은 조치를 긍정적으로 보고 관련 내용을 20일 발표되는 설 민생안정 대책에 포함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할당 관세란 물가 안정 등을 위해 한시적으로 일정 물량의 기본 관세율을 40%포인트까지 높이거나, 낮출 수 있도록 한 제도를 말한다. 현재 계란 및 계란 가공품 관세율은 신선란(27%)을 포함해 모두 40%보다 낮아 완전한 관세 면제까지 가능하다.
정부가 세율을 낮추면서까지 계란 수입 지원에 나선 건 최근 계란 가격 상승세가 심상치 않기 때문이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전날 기준 계란 한 판(특란 30개) 가격은 6,705원으로 일주일 사이 7.3% 올랐다. 지난해 같은 날과 비교하면 27.0%, 평년과 비교하면 23.5% 오른 수치다.
하지만 농식품부는 지난달 21일까지만 해도 "현재 산란계 사육 마릿수를 고려할 때 계란 국내 공급 여력은 충분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일각에서 제기된 계란 수급 대란 우려에도 농식품부가 다소 안이하게 대응하다 뒤늦게 수습에 나선 것이다.
고병원성 AI 확산세가 멈추지 않으면서 계란값은 앞으로도 고공행진을 할 전망이다. 이날 기준 국내에서 고병원성 AI 확진 판정을 받은 가금 농가는 총 64곳으로, 지난해 11월 이후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특히 그동안 산란계 843만9,000마리가 살처분돼 육계(544만4,000마리)나 육용오리(162만3,000마리)에 비해 피해가 더 크다.
계란 관세 인하는 과거에도 추진된 바 있다. 2017년 고병원성 AI로 계란값이 급등하는 파동이 벌어지자, 당시 정부는 1월부터 할당 관세 제도를 통해 관세율이 8~30%였던 신선란, 계란액, 계란가루 등 8개 품목 총 9만8,000톤에 대해 세율을 0%로 내렸다.
또 수입 절차를 간소화하는 등 정부가 계란 수입을 적극적으로 지원하자 미국, 호주, 스페인산 신선란이 국내에 들어왔다. 그 덕에 2017년 1월 중순 9,453원에 달했던 계란 한 판 가격은 2월 중순 7,000원대로 떨어진 뒤 9월 중순부터 5,000원대에 진입해 안정세를 보였다.
정부 관계자는 "비축 물량이 있는 양곡이나 냉동 재고가 쌓여있는 닭, 오리와 달리 계란은 국내에서 공급을 늘릴 수 있는 선택지가 딱히 없다"면서 "과거 사례를 참고해 수급 불안을 해결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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