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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취임 D-1] '바이든 시대'를 상징하는 두 여성, 막후 실세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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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차기 미국 대통령 곁에는 대선 승리 때부터 일찌감치 주목받던, 막강한 두 ‘여성 파워’가 있다. ‘여성ㆍ흑인ㆍ아시아계’ 처음으로 부통령에 오르는 카멀라 해리스, ‘직업을 가진 퍼스트 레이디’라는 전인미답의 길을 개척한 영부인 질 바이든이다. 새 내각에서 ‘최초’가 쏟아지지만 여성으로서 두 사람이 이룬 1호 기록도 그에 못지않다. 때문에 차기 행정부에서 이들의 행보를 지켜보는 것도 흥미로운 관전 포인트라 할 수 있다.
해리스는 앞서 자신의 역할을 “(바이든의) 완전한 파트너”로 규정했다. 하지만 실제 존재감은 단순한 파트너 이상이다. 정치적 몸값부터 껑충 뛰었다. 상원 100석을 민주당과 공화당이 정확히 절반씩 나눠 가지면서 해리스는 ‘캐스팅 보트’를 쥔 실권자로 급부상했다. 부통령이 당연직인 상원의장으로서 의례적인 역할에만 머물렀던 과거와는 무게가 사뭇 달라진 것이다. 미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승자를 결정짓는다는 뜻에서 해리스를 ‘타이 브레이커(Tie breaker)’로 부르기도 했다.
당장 내각 인준부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경기 부양책 추진, 기후변화 관련 법안 통과 등 바이든 행정부 연착륙의 성패가 해리스의 손에 달려 있다. 다음 중간선거는 2년 뒤라 해리스의 상원 내 영향력도 상당 기간 유지될 수 있다. 그래서 해리스는 바이든 행정부의 핵심 전력, 그 자체다. “해리스가 바이든 행정부를 대표하는 얼굴이 될 것”(폴리티코)이라는 평도 나온다.
제니퍼 롤리스 미 버지니아대 정치학 교수는 “해리스의 중추적 역할은 이전 부통령들과는 매우 다를 것”이라며 “어떤 법안이 대통령의 책상에 올려질지 결정하는 부통령은 지금껏 존재하지 않았다”고 짚었다. 그가 벌써 2024년 대선의 유력 후보로 거론되는 것이 괜한 억측은 아닌 셈이다. 다만 상원의장 역할에 지나치게 얽매일 경우 부통령 본연의 임무로부터 멀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백악관에도 새 시대가 활짝 열린다. 미국민들은 사상 처음으로 백악관에서 직장으로 출퇴근하는 ‘투잡’ 퍼스트 레이디를 보게 됐다. 질 바이든은 노던버지니아 커뮤니티 컬리지 교수로 영작문을 가르치고 있다. 지난해는 선거운동을 지원하기 위해 휴직했지만, 올해는 현업 복귀 의지가 강하다. 일간 뉴욕타임스는 “영부인은 백악관과 일하는 일반 여성 사이의 괴리감을 좁히는 새로운 모델을 만들 것”이라며 “바이든 행정부가 노동계급에 다가가는 또 다른 방식이기도 하다”고 진단했다.
질 바이든은 남편에게 정치적 조언을 아끼지 않는 적극적 조력자이기도 하다. ‘바이든의 비밀 병기’란 별칭이 붙은 이유다. 바이든 당선인은 교육장관에 일선 교육자를 지명하고, 교육정책으로 교사 임금 인상, 학자금 탕감, 지역대학 학비 무료화 등을 내세웠다. 미 언론은 이런 결정에 질 바이든이 상당한 역할을 했고, 또 향후 교육개혁 추진에 영향력을 발휘할 것으로 점친다.
이미 퍼스트 레이디로서 첫 번째 의제도 제시했다. 바로 전역ㆍ현역 장병 가족 지원 프로그램 ‘조이닝 포스(Joining Forces)’ 복원이다. 바이든 당선인이 부통령이던 2011년 질 바이든이 영부인 미셸 오바마와 함께 발족시킨 이 프로그램은 2017년 트럼프 대통령 취임 뒤 바이든 재단에서 운영해 왔다. 영부인 측은 “우리는 모든 공동체와 문화, 전통을 반영해 훨씬 포용적이고 혁신적인 방식으로 백악관을 개방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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