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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학의 출국 막은 ‘법무부 윗선’ 존재했을 구체적 정황 속속

입력
2021.01.15 20:00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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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규원 검사의 '긴급출금 요청' 접수 30분 전
법무부 직원들, 공항서 '金 수색' 영상도 공개
"일단 붙잡아 두라" 지시 있었을 가능성 높아

김학의(왼쪽) 전 법무부 차관이 2019년 3월 23일 새벽 출국을 시도하다 제지당하고 인천공항 출국장으로 빠져나오는 모습. JTBC 캡처

김학의(왼쪽) 전 법무부 차관이 2019년 3월 23일 새벽 출국을 시도하다 제지당하고 인천공항 출국장으로 빠져나오는 모습. JTBC 캡처

2년 전 김학의(65) 전 법무부 차관에 대한 ‘불법 출국금지(출금)’ 의혹이 확산되는 가운데, 법무부 고위 관계자가 법적 절차가 취해지기도 전에 그의 출국을 일단 막으라는 지시를 내렸다고 볼 만한 구체적 정황이 잇따라 드러나고 있다. 당시 대검 과거사 진상조사단이 긴급출금요청서를 보내기도 전에, 법무부 공무원들이 김 전 차관 출국 관련 정보를 끊임없이 조회한 것은 물론, 급기야 외국행 항공기 탑승을 공항에서 기다리던 그를 찾아내기 위해 바삐 움직이는 모습이 찍힌 영상까지 공개된 것이다.

15일 김 전 차관 출금 관련 공익신고서에 따르면, 김 전 차관은 인천공항에서 2019년 3월 22일 오후 10시25분 태국행 항공기(23일 0시20분 이륙 예정) 현장 발권 및 탑승 수속을 마쳤다. 뒤이어 오후 10시48분 자동출입국심사대에서 출국 심사를 마치고, 탑승동으로 이동했다. 이땐 출국금지 조치가 취해지지 않았던 탓에 무사통과가 가능했다. 진상조사단에 파견된 이규원(44) 검사가 ‘위법 논란’이 일고 있는 김 전 차관 긴급출금 요청 공문을 인천공항에 보낸 시간은 이로부터 1시간20분 후인 이튿날 0시8분이었다.

문제는 바로 이 ‘1시간20분’ 동안, 법무부 직원들의 일사불란한 움직임이다. 특히 이날 조선일보 홈페이지에 오른 인천공항 폐쇄회로(CC)TV 영상에는 22일 오후 11시39분, 법무부 직원 4명이 출국장으로 급하게 이동하는 장면이 담겨 있다. 김 전 차관에 대한 ‘수색’에 나선 것으로 추정되는데, 긴급출금요청서 접수 29분 전의 일이다. 그리고 법무부 직원들은 23일 0시22분, 항공기 이륙 지연 탓에 109번 게이트 앞에 서 있던 김 전 차관에게 다가갔다. 이어 23일 새벽 4시쯤, 김 전 차관을 출국장 밖으로 데리고 나갔다. 출국을 제지하는 데 성공한 것이다.

이에 앞서 김 전 차관의 출국 정보 조회도 대거 이뤄졌다고 공익신고자는 밝힌 바 있다. 신고서에서는 “3월 22일 오후 10시28분~23일 0시2분 공무원 10명이 김 전 차관의 출입국 관련 정보 조회” “3월 22일 오후 10시52분 인천공항 정보분석과 공무원이 출국심사자 모니터링 중 출국장 진입사실 인지→외국인본부 통보→본부에서 대검 진상조사단 등 통보” 등이 기재돼 있다.

따라서 이 검사가 아니라, 훨씬 더 ‘윗선’의 누군가가 김 전 차관을 붙잡아 두라고 지시했을 것이라는 의심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그 당시 김 전 차관의 ‘해외 도피’ 우려가 팽배했던 게 사실이라 해도, 법적 근거(출국금지 조치)가 없는 상태에서 법무부 공무원들이 자체 판단 또는 이 검사를 포함한 진상조사단 측의 요청만으로 ‘직접 행동’에 나섰을 가능성은 매우 희박하기 때문이다.

이상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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