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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일성 모자 쓴 김정은, 신형 SLBM 바라보며 '활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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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14일 심야에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8차 당대회 기념 열병식을 개최하고 신형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을 공개했다.
조선중앙통신은 열병식에서 '북극성-5ㅅ(시옷)'이라고 적힌 SLBM 여러 발이 이동식발사차량(TEL)에 실려 등장하는 장면을 15일 보도했다. 지난해 10월 당 창건 75주년 기념 열병식에서 공개된 '북극성-4ㅅ'보다 탄두의 크기를 키운 신형 SLBM '북극성-5형'으로 추정된다. 동체 길이는 서로 비슷하나, 탄두부의 길이가 길어진 것으로 파악돼 다탄두를 탑재하거나 사거리 연장을 목적으로 개량된 것으로 보인다.
한편, 8차 당대회에서 노동당 총비서로 추대되어 김일성, 김정일과 동등한 최고 권력자 반열에 오른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이날 열병식에 할아버지 김일성이 즐겨 쓰던 러시아식 털모자를 쓰고 나왔다. 가죽코트를 걸치고 가죽장갑을 낀 김 위원장은 사열대에 서서 신형 SLBM 등 신무기 체계의 행진을 내려다보며 만족스러운 듯 활짝 웃어보였다. 1인 통치 체제를 확고히 한 김 위원장의 오른편에는 리병철 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이 열병식 내내 자리를 지켰고, 사열대 아래와 광장에선 군 장병과 주민들의 환호가 이어졌다.
이날 열병식에는 단거리 탄도미사일 '북한판 이스칸데르'로 불리는 KN-23 개량형도 처음 등장했다. 기존에 공개된 KN-23에 비해 탄두 모양이 뾰족해지고 미사일을 실은 TEL의 바퀴도 한 축 늘어났다. 김 위원장이 이번 당대회에서 '전술핵무기' 개발을 공개적으로 주문한 만큼 KN-23 개량형에 전술핵 탑재 기능이 추가됐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 밖에도 2019년 개발을 완료한 것으로 알려진 600㎜급 4, 5, 6연장 초대형 방사포를 비롯해 대구경조종방사포, '북한판 에이테킴스'라는 전술지대지미사일 등도 등장했다.
김 위원장은 앞서 8차 당대회 결론을 통해 "핵전쟁 억제력을 보다 강화하면서 최강의 군사력을 키우는 데 모든 것을 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불과 3개월 만에 다시 개최한 열병식에서 신형 SLBM, KN-23 개량형 등을 동원해 무력시위를 벌인 것도 이와 같은 '국방력 강화' 메시지의 연장선으로 해석된다.
다만, 최근 빠짐없이 등장하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의 모습은 이번 열병식에서 볼 수 없었는데, 이를 두고 조 바이든 대통령 취임을 앞둔 미국을 자극하지 않으려는, 나름대로의 '수위 조절'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이 지난 12일 발표한 담화에도 이와 같은 분위기가 실려 있었다. 당시 김 부부장은 열병식을 예의주시하는 우리 정부 당국을 향해 "특등머저리"라고 비난하면서도, "우리가 수도에서 그 누구를 겨냥하여 군사연습을 한 것도 아니고 그 무엇을 날려 보내려는 것도 아닌데 왜 그렇게 목을 길게 빼들고 남의 집안동정을 살피느라 노고하냐"며 열병식이 대외적인 무력시위가 아님을 강조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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