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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김학의 출금 논란' 규모 큰 수원지검에 재배당

입력
2021.01.13 18:30
수정
2021.01.13 22:59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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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양지청에서 상급기관으로
"충실한 수사 위해 규모 감안"
'친정부' 이종근은 지휘 안 해

2019년 5월 9일 오전 김학의(가운데) 전 법무부 차관이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기 위해 서울동부지검으로 들어서고 있다. 서재훈 기자

2019년 5월 9일 오전 김학의(가운데) 전 법무부 차관이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기 위해 서울동부지검으로 들어서고 있다. 서재훈 기자

김학의(65) 전 법무부 차관의 긴급출국금지 과정을 둘러싼 위법성 논란 사건을 수원지검에서 수사하게 됐다. 대검은 당초 이 사건을 맡고 있던 수원지검 안양지청의 인력 사정 등을 감안해 이 같이 결정했다.

대검은 13일 안양지청에 배당됐던 김 전 차관 긴급출국금지 사건을 수원지검 형사3부(부장 이정섭)로 재배당했다. 소규모 지청에서 수사하던 사건을 상급기관에 맡긴 셈이다. 재배당 조치는 윤석열 검찰총장 지시에 따라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수원지검은 조만간 기존 안양지청 수사팀으로부터 관련 자료를 넘겨받아 본격 수사에 착수할 예정이다.

이번 수사는 공익제보로 시작됐다. 제보자는 2019년 3월 말 대검 과거사 진상조사단 소속 이모 검사가 김 전 차관에 대해 긴급출국금지 조치를 취하는 과정에서 여러 위법 행위가 있었다고 지적했다. 수사 권한이 없던 이 검사가 작성한 출금요청서에는 김 전 차관이 2013년 무혐의 처분을 받은 서울중앙지검 형사사건 번호가 적혀 있었고, 이후 제출된 출국금지 승인요청서엔 '서울동부지검 2019년 내사1호'라는 허위 사건번호가 적혀 있었다는 게 주된 제보 내용이다.

제1야당인 국민의힘은 지난달 이같은 공익신고 내용을 공개하며 대검에 수사를 의뢰했고, 사건은 법무부가 위치한 정부과천청사의 관할 검찰청인 안양지청에 배당됐다. 그러나 최근 언론에 공익신고 내용이 공개되고 수사가 지지부진하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논란이 커졌다.

대검은 '안양지청 지휘부가 수사를 뭉개고 있다'는 일각의 의심에 대해선 선을 그었다. 대검 관계자는 "안양지청 수사팀의 공정성을 의심해서라기보다는 검찰청 규모 등을 고려해 보다 충실한 수사가 이뤄지도록 재배당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친정부 인사로 분류되는 이종근 대검 형사부장이 사건을 지휘하는 건 부적절하다'는 비판도 있었는데, 이는 사실과 다르며 해당 사건은 대검 반부패·강력부에서 지휘해 온 것으로 파악됐다. 수원지검으로 사건이 재배당된 뒤에도 지휘는 계속 반부패·강력부에서 맡을 예정이다.

수원지검에서 이번 수사를 이끌게 된 이정섭 부장검사는 2019년 진상조사단 조사 결과에 따라 김 전 차관 의혹을 수사한 '김학의 수사단' 출신으로, 김 전 차관 관련 사건을 꿰뚫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대검은 이 부장검사의 경력을 감안해 그에게 수사를 맡긴 것으로 보인다. 검찰 관계자는 "김 전 차관을 수사하고 기소했던 검사라 뒷말이 안 나오도록 깔끔하게 사건을 처리하지 않겠느냐"고 내다봤다.

정준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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