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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학대 솜방망이 처벌은 동물이 물건으로 규정됐기 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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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이 물으면 정부가 답한다'는 철학으로 시작된 청와대 국민청원은 많은 시민들이 동참하면서 공론의 장으로 자리잡았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하지만 말 못하는 동물은 어디에 어떻게 억울함을 호소해야 할까요. 이에 동물들의 목소리를 대신해 의견을 내는 애니청원 코너를 시작합니다.
'강아지 둔기로 때리고 버린 동물학대자, 강력히 처벌해주세요'라는 제목으로 보도(8일)한 애니청원에 포털사이트와 한국일보닷컴을 통해 공감해주신 분이 1,500여명에 달했습니다. 많은 분이 구조된 치와와 '쥬니'의 아픔에 공감하고, 동물학대 처벌을 강화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주셨는데요. 쥬니를 구조하고 학대자를 동물보호법과 아동복지법 위반으로 검찰에 고발한 동물보호단체 비글구조네트워크 권유림 고문 변호사가 동물학대 처벌 수위가 낮았던 이유, 동물보호법 가운데 개정되어야 할 점 등에 대해 설명해 드립니다.
-검찰이 쥬니 학대자를 불구속 기소했는데, 이번 검찰의 결정에 어떤 의미가 있는 건가요.
"지금까지 동물학대 사건은 약식기소 하는 게 대부분이었습니다. 약식기소는 검찰이 벌금형이 적절하다고 판단하는 사건에 대해 정식 재판 없이 약식명령을 청구하는 제도인데요. 검찰이 불구속 구공판(정식 재판에 회부하는 기소)했다는 것은 그만큼 쥬니 사건을 중대하게 봤다고 판단할 수 있죠. 물론 재판에서 벌금형이 나올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약식기소는 재판 과정 없이 형이 나와버리는 것이기 때문에 벌을 받는 입장에선 죄에 대해 가볍게 느껴질 수 있는데요. 반면 재판으로 넘어가면 피고인으로서 법정에 서야 하는데 이 자체가 압박이 된다는 차이점이 있습니다."
-그 동안 동물학대에 대한 처벌 수위가 솜방망이라는 지적이 나올 정도로 낮았는데, 그 이유는 뭘까요.
"기본적으로 민법상 동물이 물건으로 규정되어서 입니다. 때문에 개를 학대하거나 죽여도 '개 값 물어주면 되지'라는 말이 자연스럽게 나오던 시절도 있었지요. 하지만 2월부터 동물보호법 제8조 제1항 제1호 '잔인한 방법'으로 죽음에 이르게 하는 행위에 대해서는 기존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 벌금에서 3년 이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 벌금으로 처벌 수위가 높아집니다. 지금까지는 동물보호법보다 형법상 재물손괴를 위반 했을 때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7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한 게 처벌 수위가 더 높았기 때문에 재물손괴가 적용되어 왔습니다."
-이번 쥬니 사건에서는 시민들의 눈높이에 맞는 처벌 수위를 기대해봐도 될까요.
"어린 동물을 두개골이 깨질 정도로 둔기로 때리고, 산 채로 버린 행위 과정 자체가 잔인성이 인정됩니다. 강아지가 사망에 이르지 않았기 때문에 실형이 어려울 수도 있겠지만 동물 학대에 대한 사회적 경종을 울리기 위해 엄하게 처벌하려 한다면 실형까지도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동물보호법 가운데 시급히 개정되어야 할 부분이 있다면요.
"동물보호법 상 동물학대 금지 조항 가운데 농림축산식품부령으로 정하는 정당한 사유 없이 죽음에 이르게 하는 행위를 해서는 안 된다고 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이 정당한 사유 없이 죽음에 이르게 하는 행위를 △사람에 대한 위협이나 재산상 피해를 방지하기 위하여 다른 방법이 있음에도 동물을 죽음에 이르게 하는 행위 △부득이한 사유가 없음에도 해당 동물을 다른 동물의 먹이로 사용하는 경우 이 두 가지로 규정했기 때문에 처벌 범위를 좁혀놓은 것이죠. 이 두 가지가 아니면 즉 처벌을 할 수가 없습니다. 이 부분이 조속히 개정되어야 한다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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