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쯤 국산 코로나 백신? ... "연내 임상 완료조차 불투명"

입력
2021.01.13 18:00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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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균 국무총리가 8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방역 실태 및 백신 수급 현황 점검을 위한 긴급현안질문'에 참석해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세균 국무총리가 8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방역 실태 및 백신 수급 현황 점검을 위한 긴급현안질문'에 참석해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아스트라제네카 등 우리가 확보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물량은 계약체결을 앞뒀다는 노바백스 백신(1,000만명분)까지 합쳐 6,600만명분이다. 추가 계약이 없는 한 올해 접종은 이 물량을 토대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백신 효과와 공급 안정성 문제 때문에 백신 확보 물량이 부족할 수 있다는 지적이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정부는 '올 연말 국산 백신 개발 가능성'을 언급하고 있지만, 정작 업계에선 불가능하다는 말이 나온다.

13일 식품의약품안전처와 제약업계, 전문가들 의견을 종합하면 올해 안에 코로나19 국산 백신을 접종할 수 있을 가능성은 매우 낮아 보인다. 식약처 관계자는 “올해 말 임상시험을 제대로 마치는 걸 목표로 하고 있다”면서도 “연내에 임상 3상이 끝난다고 얘기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앞서 정 총리는 지난달 31일 “우리가 독자 개발 중인 백신도 2021년 말쯤이면 선보일 수 있을 것”이라 말했다. 지난 8일 국회 긴급현안질문에서 확보한 백신 물량이 적다는 야당 의원들의 거센 공세에 국산 백신을 언급하면서 “수입 백신은 국내에서 백신이 나올 때까지 브리지 역할을 할 것이고, 그에 따른 적절한 양을 판단했다”고 말했다. 국산 백신 개발 가능성 때문에 해외 백신 확보를 최소화했다는, 백신 확보량 자체가 부족하다는 비판론에 대응하는 주장이다.

하지만 연내 국산 백신 출시는 사실상 어렵다는 게 중론이다. 백신 전문가인 한 대학 교수는 올해 안 국산 백신의 임상시험 완료 가능성에 대해 “불가능하다”고 일축했다. 실제 코로나19 백신 임상을 진행 중인 기업 관계자는 “최대한 연말까지 끝내 보려 하지만, (가능할지는) 사실 해봐야 안다”고 귀띔했다.

우선은 국산 백신이 개발 초기 단계인데다 경쟁력이 대체적으로 떨어진다는 평가다. 현재 국내에서 임상이 진행 중인 백신은 6가지다. 이 중 절반은 DNA백신인데, 학계에선 상용화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다. 항원(바이러스 단백질)을 주입하는 전통적 방식이 아니라 항원을 만들어내는 유전자를 투여한다는 점에선 화이자, 모더나의 RNA백신과 유사한 원리지만, DNA백신은 효율이 더 낮다.

여기다 DNA백신은 일반적인 주사가 아니라 전기자극을 주는 방식으로 투여한다. 사람에 따라 거부감이나 통증이 생길 수 있다. 이미 RNA백신이 나와버려 경쟁력도 떨어진다. 일부 임상은 속도도 늦어졌다. DNA백신 개발에 앞장섰던 제약사 제넥신은 후보물질을 변경한 뒤 지난달 임상을 처음부터 다시 시작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전통적 방식의 항원백신 2가지에 대해 임상에 들어갔지만, 여전히 초기 단계다. 셀리드의 바이러스 전달체 백신도 지난달에서야 임상 허가를 받았다.

임상 1, 2상이 순조롭게 진행된다 해도 그 이후가 문제다. 백신 후보물질과 가짜 약을 접종한 뒤 실제 감염되는 사람을 대상으로 예방효과를 비교하는 3상의 경우 확진자가 적은 우리나라에선 어렵다. 3상 임상을 하려면 해외로 나가야 한다는 얘긴데, 이 경우 시간과 비용이 더 든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국산 백신 개발이 결국 흐지부지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남재환 가톨릭대 생명공학과 교수는 “코로나19 백신은 맞고 나서 항체가 얼마나 유지될지 아직 잘 모르는 상태”라며 “향후 추가 접종에 대비해서라도 국산 백신 개발은 꼭 필요한 작업”이라고 강조했다.

임소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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