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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콩 가뭄은 중국이 유발"... 자료 내밀자 中 꼬리내려

입력
2021.01.13 15:30
수정
2021.01.13 15:43

美 주도 감시사이트, 상류 中 댐들이?
수량 감소 일으킨 실증적 데이터 내놔
중국 "송전선 공사 때문" 뒤늦은 변명
바이든 취임 후 미중갈등 확전 가능성

캄보디아 어민이 13일 배를 타고 수량이 급격히 줄어든 톤레삽 호수를 점검하고 있다. 바탐방=AFP 연합뉴스

캄보디아 어민이 13일 배를 타고 수량이 급격히 줄어든 톤레삽 호수를 점검하고 있다. 바탐방=AFP 연합뉴스

미국 국무부가 지원하는 온라인 감시사이트가 중국댐들이 메콩유역 가뭄을 일으킨 주범이라는 의혹을 실증적으로 밝혀냈다. 객관적 데이터를 들이밀자 중국 측도 결국 메콩 국가들에 사전 통보 없이 수문을 닫은 사실을 인정했다. 조 바이든 미 행정부 출범 후에도 메콩유역이 미중 갈등의 전장으로 자리잡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13일 메콩강위원회(MRC)에 따르면 지난달 중순부터 가동된 ‘메콩댐 모니터’는 2~4일 태국과 라오스ㆍ미얀마 접경인 이른바 ‘골든 트라이앵글’ 지역의 메콩강 수위가 1m 이상 급격히 떨어진 사실을 확인했다. 이후 위성 촬영을 통해 수량 데이터를 면밀히 체크한 결과, 상류 쪽 중국 11개 댐 중 최남단에 위치한 징흥댐이 지난달 31일부터 MRC에 통보 없이 일방적으로 수문을 닫은 것이 수량 감소의 원인임을 파악했다.

자료를 받아 든 메콩 5개국(미얀마 태국 라오스 캄보디아 베트남)은 즉각 반발했다. 중국 측이 지난해 10월 “MRC를 통해 메콩강 수위와 관련된 댐 정보를 공유겠다”고 먼저 내놓은 제안을 지키지 않았기 때문이다. 지난해 이들 국가가 지속적인 가뭄으로 신음하자 중국 측은 책임을 회피하면서도 관련 정보 제공은 약속했다.

분위기가 심상치 않게 돌아가자 중국은 뒤늦게 수문 폐쇄를 시인했다. 중국 당국은 5일 “징흥댐 하류 지역 송전선 유지보수 공사를 위해 수문을 닫았다”고 해명한 뒤 “24일까지 수량이 종전보다 47% 가량 줄어들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미중 갈등을 고조시킬 가능성이 다분하다. 당초 중국 책임론은 지난해 4월 미국의 물 분야 연구업체 ‘아이즈 온 어스’가 발표한 보고서가 단초가 됐다. 보고서는 중국댐들을 가뭄 원인 제공자로 지목했고, 이후 미 행정부는 매콩댐 모니터 프로젝트를 출범시켜 지난달 15일부터 본격적인 감시에 들어갔다.

다만 현재 미국에서 정권 이양 작업이 진행 중이라 갈등 수위를 급격히 끌어올릴 것 같진 않다. 현지에선 당분간 미국의 적극적 개입 대신 역내 국가의 반발과 중국의 해명이 반복될 것으로 점치고 있다. 역내에서 확산 중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탓에 5개국의 일치된 대응 역시 어려운 게 사실이다.

리앗 로이케우 태국 치앙라이주(州) 치앙콩 지역 보존 그룹 회장은 “메콩강 운영은 소수 엘리트 집단 손에 맡겨져 있다”며 “메콩강을 정치ㆍ경제적으로 나눠 먹는 관점에서 벗어나 주민 생활에 도움이 되는 합리적 활용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하노이= 정재호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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