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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미래를 위해 자동차 버리고 철도로 환승해야 합니다"

입력
2021.01.13 17:00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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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1회 한국출판문화상 북콘서트?
저술 학술 부문 수상작?
'거대도시, 서울철도' 전현우 연구원

제61회 한국출판문화상 수상작인 '거대도시,서울철도' 저자 전현우 서울시립대 자연과학연구소 연구원이 지난 8일 서울 내수동 교보문고 아크홀에서 강연을 하고 있다. 비대면으로 진행된 온라인 강연은 한국일보 유튜브 채널에서 확인할 수 있다. 강윤주 기자

제61회 한국출판문화상 수상작인 '거대도시,서울철도' 저자 전현우 서울시립대 자연과학연구소 연구원이 지난 8일 서울 내수동 교보문고 아크홀에서 강연을 하고 있다. 비대면으로 진행된 온라인 강연은 한국일보 유튜브 채널에서 확인할 수 있다. 강윤주 기자

‘거대도시 서울철도’ 저자 전현우 서울시립대 자연과학연구소 연구원의 카카오톡 프로필 사진은 고속철도 오송역 유치 기념비로 설정돼 있다. 가히 ‘철도덕후’(철덕)다운 선택. 그런데 왜 하필 오송역일까.

“오송역은 대한민국 철도 행정의 무계획과 몰이해를 상징하는 곳”이란 답이 돌아왔다. 오송역 주변 가장 가까운 도시는 세종시다. 가깝다고 표현했지만, 20km나 넘게 떨어져 있다. 세종시 공무원들은 오송역에서 내려서 셔틀버스나 택시, 자차로 갈아타서 세종시까지 이동한다. 공무원을 만나러 오는 민원인들도 ‘고난의 행군’을 비껴갈 수 없다.

“설계 초기부터 도심 철도는 아예 고려하지 않은 거죠. 어디 세종시뿐인가요. 수도권 바깥에 지어지는 신도시들은 대부분 철도 계획이 부재하죠. 철도의 가치를 대한민국은 몰라도 너무 몰라요.”

지난 8일 서울 내수동 교보문고 아크홀에서 비대면으로 진행된 제61회 한국출판문화상 수상작 북콘서트 강연 내내 그는 답답함을 쏟아냈다. ‘거대도시, 서울철도’는 전 세계 거대도시 50개의 철도를 분석하고 대한민국 철도의 백년대계를 전망한 책. 막대한 데이터에 정책 대안까지 담느라 집필 작업에만 7년이 걸렸다. 누구도 등 떠밀지 않은 일. 전 연구원 스스로도 “어디서도 보지 못한 이상한 책”을 만든 건, 철도 없이는 인류의 미래도 없을 거라는 강고한 신념 때문이었다.

“기후위기 시대에서 인간의 모든 물질적 활동은 ‘탄소배출량’으로 평가 받고 있잖아요. 자동차는 전체 수송에너지 중 탄소배출량의 70% 이상을 점유하고 있어요. 철도는 2% 미만이죠. 지속가능성으로 따지면 철도가 압도적으로 유리한 거죠.” 친환경 이동수단으로 각광 받는 전기차와 수소차 역시 에너지 효율 측면에서 철도를 따라잡지 못한다는 게 전 연구원의 주장이다.

전 연구원은 또 철도가 교육과 보건 분야에서 자원을 균등하게 배분하는데 기여하며, 궁극적으로 우리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다고 강조한다. 이를 입증하기 위해 세계 50개 거대도시의 철도 상황(이용률, 혼잡도, 병목구조 등)을 정량화 해 직접 개발한 ‘철도개발지수’도 만들었다. “철도개발지수는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아마르티아 센이 고안한 인간개발지수(HDI)에서 아이디어를 얻은 건데, 두 지수를 대조해보니 나름의 상관관계가 있더라고요.” 삶의 질이 높은 국가일수록 철도 체계가 선진화했단 주장인데, 상위권엔 도쿄와 런던, 베를린 등이 포진돼 있다.

서울은 22위, 부산은 30위를 차지했다. 그가 매긴 한국의 총점은 'B 마이너스'. 좀 박하다 싶은 데는 이유가 있다. “장기적 관점에서 접근하려 들지 않으니까요. 당장 유라시아 철도에 우리의 미래가 있다고 정권마다 떠들었지만, 실제 연결할 수 있는 물리적인 망은 서해안도 동해안도 구축돼 있지 않아요. 20년 동안 아무것도 안 한 거죠. 진짜 철도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면 철도 담당 공무원들부터 전문성을 길렀으면 해요.” 철도를 너무 사랑하는 ‘철덕’의 바람은 소박했다.

강윤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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