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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젠 로봇·수소"… 대기업 '간판 사업' 줄줄이 바꿔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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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는 신성장 동력으로 대전환이 이뤄지는 해가 될 것이다.”(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인공지능(AI) 등 혁신기술 없이 SK의 미래를 담보 못한다.”(최태원 SK그룹 회장)
국내 대표 대기업그룹의 간판 사업이 지각변동을 일으키고 있다. '자동차 현대' '유통 롯데' 같은 전통의 이미지는 조만간 무색해질 기세다. 코로나19로 인한 글로벌 산업 대변혁기를 맞아, 수년간 기회를 엿보던 대기업들이 일제히 곳간을 헐어 미래 신사업 투자 대열에 동시다발적으로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과거에도 주요 대기업의 신사업 투자는 있었지만, 이렇게 짧은 시간에 대규모 동시 투자가 잇따르는 건 처음이다. 향후 투자의 성패에 따라 대한민국 주력산업의 지형도가 완전히 바뀌는 일대 전환점에 서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12일 재계에 따르면, 최근 한 달 사이 SK와 한화, 현대차 등 주요 대기업그룹이 수소, 태양광, 인공지능(AI) 로봇 등 신산업 분야에 쓰겠다고 밝힌 투자액은 무려 3조8,000억원에 달한다.
이는 우연의 일치가 아니다. 계획대로면 이들의 미래 간판 사업은 각각 △현대차(자동차→로봇ㆍ도심항공모빌리티) △SK(정유→수소ㆍ배터리) △한화(화학ㆍ방산→태양광ㆍ수소) 등으로 크게 바뀐다.
LG(가전→AIㆍ배터리)와 포스코(제철→수소ㆍ배터리)도 최근 대규모 투자계획으로 일대 변신을 예고했다. 재계 관계자는 “지금까지는 삼성의 반도체 증설 정도가 재계의 대규모 신사업 투자였는데, 요즘은 차원이 다른 투자계획이 쏟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는 불과 반년 전과 확 달라진 분위기다. 지난해 6월말 4대그룹 주력 계열사(현대차ㆍSK하이닉스ㆍLG전자ㆍ삼성전자)의 현금성 자산(약 56조원)은 6개월 전(2019년 12월말)보다 32%(약 14조원)나 늘었을 만큼 대기업들은 투자를 꺼렸다. 이는 수년간 "대기업이 막대한 현금을 쌓아두고만 있다"는 투자 기피증의 연장선상이기도 했다.
그러나 코로나19 사태는 오히려 국내 대기업의 혁신을 재촉하는 기폭제가 됐다. 거대한 미래산업 변화의 흐름 속에 도전에 주저하던 대기업에 과감한 결단을 내리는 명분과 동력을 제공했다는 것이다. 일례로 자동차, 유통 등 전통 사업의 시장 규모 확대는 한계에 이른 반면, 코로나19로 미래 모빌리티, 스마트홈 등 비대면 산업의 미래는 활짝 열리고 있다.
여기에 미국, 유럽연합(EU) 등 주요국이 경기부양책으로 다투어 그린ㆍ디지털 뉴딜 투자에 예산을 투입하고 있는 것도 국내 대기업의 투자 선택에 큰 영향을 미쳤다. 재계 관계자는 “구광모(43세) LG그룹 회장, 김동관(39세) 한화솔루션 사장 등 오너와 후계자들이 30~40대로 교체되면서 전보다 과감한 선택들이 이뤄지는 경향도 있다”고 해석했다.
이는 한국만의 현상도 아니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에만 세계적으로 신산업 분야에서 1조3,000억달러(1,413조원) 규모 인수합병(M&A) 거래가 성사됐다. 올해 신산업 분야 M&A 시장 규모는 2006년 이후 최대가 될 것으로 점쳐진다.
이소원 전국경제인연합회 국제협력팀 팀장은 “코로나19에 따른 비즈니스 환경 변화가 신산업 진출을 가속화하고 있다”며 “이런 세계적 투자 흐름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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