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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그림자 실세' 조용원 파격 승진... 北 지도부 세대교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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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차 노동당 대회를 계기로 선출(임명)된 북한의 새 당 지도부를 관통하는 키워드는 ‘세대교체’와 ‘대미ㆍ대남라인 후퇴’다. 김정은 국무위원장 겸 당 총비서의 최측근으로 꼽혀온 조용원은 초고속 승진을 통해 권력서열 5위로 급부상했다. 반면 북미협상 최전선에 섰던 최선희 외무성 제1부상은 중앙위 후보위원으로 강등됐고, ‘강경파’ 김영철 당 부위원장은 대남정책 총괄로 복귀하면서 같은 급의 비서가 아닌 통일전선부장으로 밀려났다.
11일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전날 열린 당대회 6일차 회의 내용을 전하며 당 조직지도부 제1부부장이었던 조용원이 정치국 상무위원과 당 중앙군사위원회 위원에 올랐다고 보도했다. 조용원은 김 위원장, 최룡해, 리병철, 김덕훈과 함께 북한 권력 핵심인 정치국 상무위원에 이름을 올리면서 명실상부한 서열 5위로 지위가 수직 상승했다. 경제통이자 기존 정치국 상무위원 중 최고령인 박봉주(1939년생) 당 부위원장은 모든 직책을 내려놓고 물러나, 지도부 내 세대교체 흐름이 뚜렷해졌다는 평가다.
조용원은 김 위원장 집권 초기부터 김여정 당 제1부부장과 함께 ‘투톱’ 실세로 꼽혀왔다. 김 위원장과 대면하고 수행한 횟수가 압도적으로 많아서다. 그는 김정은 정권 출범 직후인 2012년 4월 ‘김일성 훈장’을 받았고, 최근 몇 년간 김 위원장이 가는 곳마다 그림자처럼 따라다니며 수행했다. 2018년 평양 남북정상회담 때는 물론,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과 이듬해 하노이 북미회담 때도 김 위원장의 일거수일투족을 챙겼다. 이번 당 대회 중에도 김 위원장 곁에 무릎을 굽히고 앉아 긴밀하게 보고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비서국이 부활하면서 10명이었던 당 부위원장이 비서 7명 체제로 축소ㆍ개편됐는데, 여기서도 조용원은 조직 담당 비서로 가장 먼저 호명됐다. 조직지도부 제1부부장에서 두 단계 파격 승진한 것이다. 그에 반해 2019년 하노이 북미정상회담 실패로 경질될 때까지 대미ㆍ대남 협상을 총괄했던 김영철은 비서직에 선출되지 못하고 통일전선부장직만 다시 차지했다. 높은 위상을 자랑해온 외교 및 대남 담당 비서 자리가 없어진 탓이다.
대미 라인도 구성은 유지됐지만 입지가 약화됐다. 이번 인선에서 리선권 외무상은 정치국 후보위원 자리를 지켰으나 맨 마지막에 호명됐고, 최선희 외무성 제1부상은 당 중앙위원회 위원에서 후보위원으로 내려갔다. 지난해 북미협상 성과가 전무한 데 대한 질책성으로 보인다. 김 위원장이 당분간 돌파구를 찾기 힘든 외교나 남북관계보다 내치에 집중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그밖에 당 군사부를 재편한 군정지도부의 부장 자리에는 ‘북한판 금수저’ 오일정이 발탁됐다. 오일정의 부친 오진우는 항일 빨치산 출신으로, 김일성ㆍ김정일 집권기 20년 가까이 인민무력부장을 맡았던 인물이다. 개정 당 규약에서 군에 대한 당의 통제를 강조한 만큼 향후 군정지도부에 힘이 실릴 것이란 관측이 제기된다. 지난해 8월 내각총리 자리에서 물러났던 김재룡은 조직지도부장 자리에 올랐다. 조직지도부는 당내 주요 인선을 담당하고, 고위 간부에 대한 검열권을 가지는 핵심 부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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