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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토의 진정한 팬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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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Pop 등이 세계인의 사랑을 받으면서 한국 연예인 기념품 등을 판매하는 'Duckzill'이란 사이트까지 등장했다. 하지만, '덕질'이란 말의 어원과 수많은 파생어들을 완벽하게 꿰고 있는 이들도 많겠지만, 이 말의 의미를 설명해 보라면 난감해할 이들도 적지 않을 듯하다. 투항적 몰입? 무조건적 동조? 자족적 몰입?
대충이나마 의미를 알더라도, 거기 내포된 겹겹의 뉘앙스까지 온전히 이해하는 건 또 다른 차원의 문제다. 어떤 낱말은 세대(시대)의 방언처럼, "물 낯바닥에 얼굴만 비취는/ 헤엄도 모르는 아이와 같이"(서정주 '꽃밭의 독백'), 직접 뛰어들어 체험하지 않고는 온전한 나의 언어가 되는 데 한계가 있지 않을까. 좋아하던 가수의 콘서트를 보러 낯선 도시에 가서 CD에 사인을 받아본 게 내 경험적 '덕질'의 상한이니, 월급의 거의 절반을 털어 '조공(덕질하는 연예인에게 보내는 선물)'을 하면서 노동의 보람을 얻는다던, 멀찍이나마 내가 아는 이의 마음을 나는 이해하지 못한다.
그림과 디자인, 뮤직비디오 등 여러 분야에 손을 대 온 독일인 예술가 막스 지덴토프(Maximilian "Max" Siedentopf·(1991~)가 2019년 1월 15일 자신의 사이트를 통해 공개한 '덕질'은, 하지만 가히 예술적이었다. 나미비아계 백인인 그는 가장 오래된 지구의 사막 중 한 곳인 아프리카 나미브 사막의 외진 사구에 그가 좋아하는 미국 밴드 '토토(Toto)'의 1982년 빌보드 차트 1위곡 'Africa'가 영원히 연주되도록 했다고 밝혔다. 원형으로 배치된 직육면체 전시대 6개에는 스피커가 놓였고, 중앙 좌대에는 태양광으로 작동하는 MP3를 두었다. 기기들의 수명이 다할 때까지 이어질 'Africa'의 무한 반복. 그는 구체적인 장소는 공개하지 않았다.
연인의 부재와 갈망, 사막의 메마름과 비를 대비한 그 서정적인 노래는 "아프리카에 비가 내렸으면 좋겠어요/ 우리가 결코 이뤄본 적 없는 일을 해보려 해요"라는 후렴구가 돋보인다. 지덴토프는 "오직 토토의 진정한 팬들만이 그 노래를 현장에서 들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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