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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시대의 수사권과 프라이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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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4년 1월 13일, 미국 뉴햄프셔주 14세 여성 파멜라 메이슨(Pamela Mason)이 실종됐다. 베이비시터 구인 광고를 보고 나간 그는 8일 뒤 맨체스터시 인근 눈 더미 속에서 시신으로 발견됐다. 경찰은 4년 전인 1960년 2월 맨체스터시 YMCA 수영장에 갔다가 아흐레 만에 역시 눈 더미 속에서 발견된 산드라(Sandra Valade) 사건의 동일인이 저지른 연쇄 살인으로 판단했다.
경찰은 에드워드 쿨리지(Edward Coolidge)라는 배달부를 용의자로 연행해 심문하면서 영장을 받아 그의 집을 압수수색했다. 그의 차량에선 화약 성분이 검출됐고, 압수한 총기 중 22구경 모스버그 라이플이 카멜라를 살해한 무기란 게 확인됐다. 그의 옷 섬유도 파멜라의 몸에서 검출된 섬유와 같은 것으로 감식 결과 밝혀졌다. 그는 살인 혐의로 기소돼 종신형을 선고 받았지만, 범행 일체를 부인하며 항소했다.
미 연방대법원은 1971년 6월, 기소 검찰이 제시한 상당수 물적 증거의 증거능력을 부정하며 쿨리지에 대한 재심을 판결했다. 경찰이 받은 압수수색 영장이 "중립적이고 사건과 무관한(neutral and detached)" 치안판사가 아니라, 당시 관행이던 검찰총장을 겸한 주 법무장관이 발부했다는 게 문제였다. 법원은 수사 지휘권을 지닌 기소권자가 발부한 영장인 만큼 수정헌법 제4조(불합리한 압수수색에 대해 국민의 권리를 보장한 조항) 위반이라고 판단했다. 집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으로 차량을 수색한 것도 대법원은 위헌이라고 판단했다.
그 판결은 법 집행의 효율성 등을 위한 영장주의의 폭넓은 예외 인정 관행에 제동을 걸었다. 쿨리지는 재심 재판에서 메이슨 건에 대해서만 유죄를 인정, 2급살인 혐의로 형량을 줄였고 1991년 석방됐다.
압수수색의 적법한 범위와 헌법적 권리인 프라이버시에 대한 논란은 모바일 기기의 위치 정보나 클라우드 서버 정보, 드론 등을 통한 공간 사찰 등 기술 발전에 동반한 개인정보의 취약성과 함께 가장 뜨거운 헌법적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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