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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폼페이오 뜨면 中 전투기 대만 상공 출격”

입력
2021.01.11 15:30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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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대만 관료 '접촉 제한' 푼 데 이어
13일 주유엔대사 50년만에 대만행
공산당 원색 비난 폼페이오 방문설
美·대만 정부 고위급 교류 제도화에
中, "대만 무력 투입, 주권 선언" 반발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 로이터 연합뉴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 로이터 연합뉴스


“최후의 발악을 하고 있다."(8일 화춘잉 중국 외교부 대변인)

“미중 대결을 부추기는 저열한 짓이다."(10일 관영 신화통신, CCTV)

“인민해방군 전투기가 대만 상공을 점령할 것이다."(11일 환구시보)

미국이 대만의 존재감을 부각시키자 중국이 격앙돼 있다. 13일 대만을 찾는 켈리 크래프트 유엔 주재 대사를 향해 “발악”이라고 반발하더니, 미 국무부가 대만 관료와의 접촉 제한 지침을 풀자 “저열하다”고 공박했다. 급기야 중국 공산당을 ‘악랄한 독재정권’이라고 비난해온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의 대만 방문 가능성을 거론하며 “대만으로 전투기를 띄울 것”이라고 경고했다. 트럼프 정부 임기 막판 미중 간 신경전이 최고조로 치닫고 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과 왕이 중국 외교부장. 한국일보자료사진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과 왕이 중국 외교부장. 한국일보자료사진

중국이 절대 용인할 수 없는 ‘레드라인’은 폼페이오 장관이 대만을 찾는 시나리오다. 지난해 대만을 방문한 보건복지부장관(8월), 국무부 차관(9월)의 무게감과 차원이 다르다. 미국이 대만을 국가로 인정하는 것이나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다.

사전 준비작업도 끝냈다. 앞서 9일(현지시간) 폼페이오 장관은 미중 수교 직전인 1978년부터 시행한 대만 관료 접촉 제한령을 해제했다. 기존 지침은 △대만 인사와 만나는 장소 △대만 주최 행사에 참석하는 미 관료의 직급 등을 세세하게 규정하고 대만을 국가나 정부로 칭할 수 없도록 했다. 미 의회가 2019년 대만보증법을 통해 “대만과의 고위급 교류를 가로막고 있다”며 지침을 개정하라던 요구에 국무부가 뒤늦게 부응한 셈이다. 앞서 2018년 대만여행법에도 “미국과 대만간 고위관료의 상호방문을 활성화하라”고 적시돼 있다.

차이잉원 대만 총통. AP 뉴시스

차이잉원 대만 총통. AP 뉴시스


폼페이오의 행보는 크래프트 대사의 13~15일 대만 방문을 통해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주유엔 미국 대사가 대만을 찾는 건 1971년 대만이 중국에 밀려 유엔 회원국 자격을 잃은 이후 50년 만에 처음이다. 우자오셰(吳釗燮) 대만 외교부장은 미 국무부의 잇단 친대만 행보에 대해 “미국의 초당적 지지에 감사하다”며 “미국과 대만은 가치와 이익을 공유하고 자유와 민주주의를 향한 확고한 신념으로 맺어진 파트너”라고 평가했다.

중국은 ‘단호한 응징’을 공언했다. 환구시보는 11일 “폼페이오 장관을 대만에 보낸다면 인민해방군 전투기가 가장 먼저 대만 상공에 날아올라 전대미문의 전투력으로 주권을 선언할 것”이라고 으름장을 놓았다. 중국 군용기는 지난해 380차례 대만 방공식별구역에 진입하며 무력시위를 벌인바 있다. 댜오다밍(?大明) 런민대 교수는 “미국과 대만 간 공식 교류를 제도화하는 건 매우 적대적일 뿐만 아니라 미중 관계의 근간을 무너뜨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베이징= 김광수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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