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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원 인질 잡으려? ‘케이블타이’ 들고 들어간 美의회 난입 시위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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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워싱턴 연방 의회 국회의사당 난입 사태 당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지지자들에게 의원을 인질로 잡거나 죽이려는 의도가 있었는지 연방수사국(FBI)이 수사하고 있다고 일간 워싱턴포스트(WP)가 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WP에 따르면, FBI는 시위대가 의회에 혼란을 일으키고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 승리 확정을 방해하는 것 이상의 목적을 갖고 있었을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이들 일부가 의원 또는 보좌진을 죽이거나 억류하려는 계획을 품고 6일 의사당에 들어갔을 수 있다는 것이다. 전선을 묶어 정리하는 ‘케이블타이’나 플라스틱 수갑을 소지한 이가 시위대에 섞여 있었다는 사실이 의심을 밑받침하는 정황이다. 권총 소지 혐의로 체포된 남성도 있다.
사태 당시 다량의 총기ㆍ폭탄이 실린 트럭이 의사당 인근에서 발견되기도 했다. 8일 CNN방송은 미 연방 검찰을 인용해 수제 폭탄 11개 및 돌격 소총과 권총 각 1정씩이 보관된 픽업트럭이 사태 당일 의사당에서 두 블록 떨어진 곳에 주차돼 있다가 폭발물 처리반에 의해 적발됐다고 보도했다.
당시 한 남성은 지인들에게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을 쏘겠다고 말한 뒤 돌격 소총 1정과 수백발의 총알을 갖고 워싱턴으로 왔다가 붙잡히기도 했다고 검찰이 CNN에 밝혔다.
다만 지금껏 공개된 영상이나 사진에서 시위대가 의원에게 해를 가하거나 인질로 잡으려는 모습으로 해석될 만한 장면은 파악되지 않았다. 한 당국자는 WP에 “아직 우리는 (난입 사태를) 거대한 음모로 보고 있지는 않다”며 “시위대가 케이블타이 따위로 무엇을 하려 했는지에 일단 관심이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FBI는 의회 난입 사태가 우발적으로 일어난 일인지 아니면 미리 짜인 계획에 따라 조직된 것인지도 들여다보고 있다고 WP는 전했다. 8일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트럼프 대통령과 측근들이 지지자들에게 과격 시위를 선동한 정황이 속속 확인돼 이에 대한 면밀한 조사가 이뤄질 거라고 보도했다.
이와 함께 의사당 난입 시위 주도 용의자들에 대한 사법 처리도 본격화하는 분위기다. 9일 AP통신은 사태 당시 뿔이 달린 털모자를 착용하고 얼굴에 페인트를 칠한 남성과 민주당 소속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의 연설대를 가져간 다른 남성이 체포됐다고 보도했다.
AP에 따르면 증거는 사진이다. 털모자를 쓴 남성의 이름은 제이컵 앤서니 챈슬리다. 9일 애리조나에서 의사당 불법 침입 및 난동 혐의로 붙잡혔다. 트럼프 대통령 지지자 사이에서 제이크 앤젤리라는 이름으로 알려진 인물로 각종 음모론을 제기해 온 것으로 전해졌다.
펠로시 의장의 연설대를 탈취해 손을 흔드는 장면이 사진에 찍힌 애덤 존슨은 플로리다에서 검거됐다. 존슨 역시 절도와 불법 침입, 난동 혐의를 받고 있다. 존슨은 자신이 난입 사태 때 워싱턴에 있었다고 소셜 미디어에 올렸고 흑인 인종차별 반대 운동을 비판하는 글도 게재한 적이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사태 당시 펠로시 의장 집무실에 들어가 책상에 발을 올리고 웃던 아칸소주 출신 리처드 바넷이 출입제한구역 무단침입과 공공기물 절도 등 3개 혐의로 당국에 체포됐다고 CNN이 8일 전했다.
지난주 의사당 사건으로 연방 법원에 기소된 시위 참가자는 17명이다. 다른 40명은 워싱턴에서 법적 절차가 진행되고 있다. 이들은 경찰 위협과 의사당 제한구역 침입, 연방 기물 파손, 의원 협박 등 혐의다. 이밖에 폭동 교사 등의 혐의로 수십 명을 연방 수사관들이 추가 검거할 예정이라고 AP가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 지지자들과 함께 연방 의회에 난입한 뒤 체포된 공화당 소속 데릭 에번스 웨스트버지니아주 의원은 9일 짐 저스티스 주지사에게 편지로 사임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는 자기가 트럼프 지지자들과 동행해 의사당 건물로 들어가는 모습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로 생중계했다.
의사당 난입 사태 당시 시위대는 상ㆍ하원 회의실을 점령하고 남북전쟁 당시 남부군 깃발과 성조기, 트럼프 대통령을 지지하는 깃발 등을 휘두르며 난동을 부렸다. 이 때문에 대선 최종 단계인 선거인단 투표 개표 결과 인증 절차가 몇 시간 동안 지연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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