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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O "부유한 국가들 백신 사재기 중단해야"

입력
2021.01.09 12:14
수정
2021.01.09 1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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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신 양극화 문제 심화, "저소득 국가에 기부" 촉구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이 5일 스위스 제네바의 기구 본부에서 화상 언론 브리핑을 진행하고 있다. 제네바=AFP 연합뉴스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이 5일 스위스 제네바의 기구 본부에서 화상 언론 브리핑을 진행하고 있다. 제네바=AFP 연합뉴스

세계보건기구(WHO)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부유한 국가들이 독차지하고 있다며 공정한 분배를 호소했다.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은 8일(현지시간) 기자회견에서 “저소득 국가는 아직 코로나19 백신을 공급받지 못하고 있다”며 “이는 명백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거브러여수스 사무총장은 또한 “부유한 나라들이 백신 대부분을 가져갔다”면서 “백신을 필요 이상으로 비축하고 전 세계 공급을 통제하고 있는 국가들은 코백스 퍼실리티(백신 공동 구매 프로젝트)에 기부해 달라”고 호소했다.

WHO에 따르면 현재 42개국이 백신을 접종 중인데 그중 36개국이 고소득 국가, 6개국이 중위 소득 국가다. 영국은 화이자 백신과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미국은 화이자 백신과 모더나 백신을 접종 중이다. EU도 화이자 백신에 이어 모더나 백신 사용을 곧 공급한다. 이처럼 고소득 국가들이 자금력과 협상력을 앞세워 백신을 입도선매하다 보니 저소득 국가는 백신 접종에서 소외돼 있다는 우려가 꾸준히 제기돼 왔다.

WHO는 백신 양극화를 해소하기 위해 “개별 국가와 제조사 간 양자거래를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거브러여수스 사무총장은 “양자 거래는 코로나19와 싸우고 있는 다른 모든 국가의 (백신 구입) 가격을 급등시킬 수 있다”며 “가장 가난하고 가장 소외된 국가의 고위험군들이 백신을 얻지 못할 수 있다는 의미”라고 지적했다. 또 “개별 국가와 제조업체에게 코백스를 훼손하는 양자 거래를 중단할 것을 요청한다”며 “가장 위험한 사람들의 생명을 보호하고 모든 경제가 회복할 수 있는 공정한 기회를 낭비하지 말자”고 강조했다.

WHO는 저소득 국가에 백신을 공급하기 위해 각국에서 갹출하는 방식으로 기금을 모으고 있다. 올해 목표 금액 70억달러(약 7조6,400억원) 중 60억달러(약 6조6,500억원)가 모금됐다. 이 기금은 자체적으로 백신을 구입할 수단이 없는 92개 국가의 백신 구매에 쓰인다.

김표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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