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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년 5개월 만의 승소... 위안부 소송이 '지연'된 까닭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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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년 5개월.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이 일본 정부를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하고, 8일 법원에서 ‘승소 판결’을 받아 들기까지 걸린 시간이다. 이렇게 긴 세월이 소요된 데에는 일본 정부가 책임을 인정하긴커녕 무대응으로 일관한 탓이 가장 컸다. 한국 정부의 비협조, 사법부의 동조도 신속한 진행을 가로막았다. 그 사이, 원고 12명 중 7명의 할머니는 끝내 눈을 감고 말았다.
고(故) 배춘희 할머니 등이 ‘일본 정부의 배상’을 요구하고 나선 건 2013년 8월이다. 일본 법원이 아닌, 한국 법원에서 낸 법적 절차로는 처음이었다. 정식 소송에 앞서 할머니들은 “피해자 1인당 1억원씩 배상하라”는 민사 조정 신청부터 냈다. 민사 조정은 법관이나 조정위원의 권고에 따라 양측 당사자 간 합의로 분쟁을 해결하는 것으로, 소송보다는 비교적 절차가 간단하다.
그러나 일본 정부는 아예 귀를 닫았다. ‘자국의 주권이나 안보가 침해될 우려가 있다고 판단되는 사안에는 소송 서류의 송달을 거부할 수 있다’는 헤이그송달협약 규정(13조)을 들면서, 소송 서류 접수 자체를 거부한 것이다. 할머니들을 대리했던 김강원 ‘나눔의 집’ 고문변호사는 박근혜 당시 대통령에게 “민사 조정에 적극 협력해 달라”고 촉구하는 서한도 보냈지만 소용이 없었다.
결국 2015년 10월, 할머니들은 정식 소송 전환을 요청했다. 이듬해 1월 이 사건은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34부에 맡겨졌다. 그러나 일본의 송달 거부가 또다시 걸림돌이 됐다. 게다가 정부 눈치만 보던 ‘양승태 사법부’도 문제였다. 당시 법원행정처가 위안부 소송과 관련, ‘각하하거나, 청구권 소멸을 이유로 기각해야 한다’는 취지의 보고서를 작성한 사실이 2018년 사법농단 수사로 드러났다.
그 결과, 첫 재판은 정식 소송이 시작된 지 4년여 만인 지난해 4월에야 열렸다. 이보다 석 달 전, 재판부가 일본 정부 측에 송달할 서류의 취지를 법원게시판에 공고하는 ‘공시송달’을 결정했기에 가능했다.
총 4회의 변론에서도 부침은 있었다. ‘위안부 사건에선 국가(주권)면제론의 예외를 인정해야 한다’는 주장을 뒷받침할 자료를 정리하는 작업도 만만치 않았는데, 지난해 ‘나눔의 집 후원금 횡령 의혹’ 사태의 불똥이 소송에 옮겨 붙는 ‘뜻밖의 변수’마저 발생했다. 나눔의 집 실무자들이 사표를 내는 바람에, 피해 입증에 필요한 구체적 자료를 확보하는 일도 고난의 연속이었다.
언제 끝날지 기약이 없던 소송은 8일 “일본 정부는 위안부 피해자들에 대한 배상 책임이 있다”는 1심 판단과 함께 일단락을 맺게 됐다. 민사 조정을 신청한 지 무려 2,706일째, 우리 사법부가 피해 할머니들의 손을 들어준 기념비적인 결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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